류장수 "내년 최저임금, 고용사정 좋지 않은 것 반영했다"

"소상공인 어려움 명백한 사실…정부에 지원대책 건의할 것"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은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한 데 대해 올해 들어 악화한 고용사정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일자리 쇼크' 수준의 고용 상황을 반영해 최저임금의 '속도조절'을 했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류 위원장은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한 최저임금위 전원회의 직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위원들의 토론에서 고용사정이 좋지 않다는 게 반영됐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언론 등에서 쓰이는 '속도조절'이라는 표현도 인용하며 "그 부분(고용사정)이 지금 상황에서 이른 시일 안에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류 위원장은 "(앞으로) 경제가 살아나고 고용이 살아나면 (이 또한 최저임금 결정에) 반영될 여지는 있겠다"며 "우리는 경제, 고용 상황과 동시에 최저임금의 본질적 목적인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 상승, 이런 부분을 결합해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근로자위원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이 저임금 노동자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공익적 차원에서는 저임금 근로자뿐 아니라 국민경제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부분을 고려해 이 정도가 적절하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위원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 과정에서 소상공인의 부담이 부각된 데 대해서는 최저임금위 차원에서 소상공인 지원 대책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근로자위원이 심의 기간 중 위원회에 제안한 내용을 포함해 실효성 있는 소상공인 지원 대책에 관한 건의도 정리해 정부에 제출하고 위원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요청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결정에서는 특히, 영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무겁게 인식하면서 소상공인들과 저임금 근로자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거듭 모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며 "일자리안정자금의 상한을 높인다든지 이런 방법을 통해 지원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한편, 공익위원인 김성호 최저임금위 부위원장은 경영계가 요구한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을 공익위원들이 반대한 데 대해 "업종별 구분을 할 만큼 (기준이 될) 완벽한 통계가 없다"며 "그런 제약이 있다 보니 과연 (제대로) 작동될 것인가를 정부 전문가들도 염려했고 동의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솔직히 말하면 전문가가 보기에는 현재 규정과 통계로는 획기적인 개선 없이는 작동하기 힘든 제도라고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