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이문·휘경동 일대 재개발 '붐'

청량리 역세권 개발에 탄력
조합인가·구역재지정 추진
신축아파트 가격도 상승세
지난 11일 재개발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서울 청량리8구역 주택가. /허란 기자
서울 청량리역 역세권 개발과 교통망 개선 효과에 힘입어 동대문 일대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청량리와 이문·휘경동 일대 재개발 추진 지역 주민들이 조합을 설립하거나 구역 지정에 나서는 등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15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청량리역 옆 전농동 103 일대 전농9구역은 조만간 구역 지정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이곳은 2004년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으나 2016년 11월 직권 해제됐다. 기존 정비구역 면적(3만7320㎡)을 6만7651㎡로 확대하고, 공급면적 39~113㎡ 1744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구청 관계자는 “전농9구역은 이번주 구역 재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내년 3월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량리8구역은 지난 11일 구청으로부터 재개발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청량리동 435 일대 2만9314㎡에 용적률 245.98%, 건폐율 15.48%를 적용받아 최고 24층, 7개 동, 576가구(임대주택 100가구 포함)를 지을 예정이다. 청량리동 199 일대 3만4988㎡의 청량리7구역은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았다. 기존 650가구(임대 111가구 포함)를 761가구(임대 134가구 포함)로 늘리는 내용이 핵심이다. 구청은 지난달 28일 이 같은 변경내용을 공고하고 2주간의 의견 접수를 마무리했다.

청량리7·8구역은 매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매수세가 끊이지 않는 반면 매물은 드물다. 인근 N공인 관계자는 “웃돈이 2억5000만원가량 붙었다”며 “이마저도 6억원 이상 현금이 필요한 큰 매물밖에 없다”고 말했다.지하철 1호선 외대앞역 인근 이문·휘경뉴타운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곳은 청량리 재정비촉진지구, 전농·답십리 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동대문구의 대표 재개발사업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휘경3구역은 오는 10월 관리처분 계획 수립 총회를 앞두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연내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내년 3월부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문1구역은 관리처분 인가 후 이달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이주비 제공을 위한 보증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조합 관계자는 “이달 HUG 승인을 받으면 9월 중순~10월 초께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문3구역은 관리처분 인가 후 지난달 중순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이문4구역은 사업시행 인가를 준비 중이다.

이 같은 동대문구 재개발사업의 원동력은 청량리역 역세권 개발이다. 전농동 청량리4구역에 최고 65층 청량리 롯데캐슬 SKY-L65(1372가구)와 용두동 동부청과시장 자리에 최고 59층 청량리한양수자인(1152가구)이 들어선다. 마주 보는 이 두 단지는 청량리역까지 도보로 4분이면 닿는 초역세권이다. 9월께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청량리역 일대는 랜드마크 주상복합이 들어서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위상을 갖출 것”이라며 이곳을 올해 최대 유망 지역으로 꼽았다.

8월에는 지하철 분당선이 왕십리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연장 운행될 예정이다. 왕십리역(성동구)~제기역(동대문구)~상계역(노원구)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도 내년 착공, 2024년 개통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9일 기준) 동대문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종 개발 호재에 힘입어 전주 대비 0.21% 오르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지난 5~6월 입주를 시작한 신축 단지들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전농동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584가구) 전용면적 84㎡는 10억원을 넘어섰다. 답십리동 힐스테이트청계(764가구) 전용 84㎡는 9억2000만원에 팔렸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