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폭주 막겠다"… 시장경제살리기 손잡은 보수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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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의원 5명, 소득주도성장 맞서 '시장경제연대' 결성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범야권 의원들이 참여하는 ‘시장경제살리기연대’가 15일 출범했다. 의원들은 정부가 경제 여건은 고려하지 않은 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집착하고 있다며 정부의 반(反)시장적 행보를 막기 위한 연대를 선언했다.
"관치경제 넘어 망령경제"
"사업자 의견 묵살한채 이뤄진
유례없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시장경제도 민주주의도 아니다"
與 "솔로몬의 해법 존재하지 않아"
'사회적경제' 공방도 가열
정부, 사회적경제 3법 처리 요청
사회적 기업 육성 적극 추진에
野의원들 "좀비 기업만 양성"
◆정부의 ‘폭주기관차식’ 정책 결정 비판이들은 전날 이뤄진 내년도 최저임금의 두 자릿수 인상 결정도 정부의 ‘폭주기관차’식 정책 운영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추경호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임금을 지급할 당사자인 사업자의 능력과 여건은 전혀 고려치 않고 그들의 의견도 묵살한 채 이뤄졌다”며 “일정한 금액을 목표로 설정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시장경제도, 민주주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행태는 과거 권위주의 정부하의 관치경제를 넘어서는 가히 ‘망령경제’라 불릴 만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3명의 의원과 함께 정운천(바른미래당) 김용태(한국당) 의원 등 범야권 5명은 이 같은 성명을 발표하며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발족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2년 만에 최저임금 인상률이 30%에 달해 미국의 최저임금을 뛰어넘었다는 주장이다.
시장경제연대 소속 의원들은 “2015년 최저임금이 5580원이었을 당시에도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이미 48%를 넘어서며 미국(36%)과 일본(40%)을 추월했다”며 속도 조절을 주장했다. 이언주 의원은 “최저임금 근로자라 하더라도 학생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하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3분의 2는 중산층 가구원”이라며 “오히려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업체 대부분은 9인 미만 영세업자들로 최저임금 근로자나 다를 바 없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경제주체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시장에 개입하는 대신 저소득층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여당은 이에 대해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 측과 15% 이상 인상을 요구하는 근로자 측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솔로몬의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떤 갈등도 봉합하지 못한 채 반목과 대립만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의 반발에 대해서는 카드수수료와 임대료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선심성 민심 달래기용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에서는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의 부작용을 또 다른 졸속 포퓰리즘으로 가리려고 한다”고 각을 세웠다.
◆‘사회적 경제’ 지원 놓고도 공방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정부가 올 하반기 중점을 두고 있는 ‘사회적 경제’ 등에 대해서도 정치권에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1회 사회적 경제 박람회 기념식 축사를 통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이른바 ‘사회적 경제 3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다”고 했다.
사회적 경제란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는 기존 시장경제와 달리 사람과 분배, 환경 보호 등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입법을 통해 사회적 경제를 명문화하고 사회적 경제 기업을 정부가 육성·보호해야 한다고 정책 목표를 세웠다. 청와대에 사회적경제비서관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을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날 출범한 시장경제연대는 정부의 핑크빛 전망과 달리 정부 지원에만 기댄 좀비 기업을 양산하면서 자유시장 경쟁을 해친다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종석 의원은 “정부 지원 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이 늘어나는 것은 찬성이지만, 세금을 투입해 연명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을 확산하려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