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원할 때 출근하고 퇴근… 유연근로제 도입

기업문화 혁신
조현준 효성 회장이 올초 신년사를 통해 보다 유연한 근무 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효성 제공
효성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라 유연근로제를 도입했다. 직원 개인이 자신의 상황에 맞게 근무시간을 조절하고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을 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자는 차원에서다. 효성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해 ‘리프레시 휴가’와 ‘가정의 날’도 운영하고 있다. 짧아진 근무시간에 맞게 보고와 회의도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로 했다. 조현준 회장은 “직원의 행복이 회사 성과의 밑거름”이라며 “즐거운 회사 생활이 회사 발전을 위한 기여로 이어지고, 그 결실은 다시 직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효성 직원들은 업무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단 업무는 오전 6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시작해야 한다. 또 늦어도 밤 10시 전에는 업무를 마쳐야 한다. 업무가 몰릴 때는 추가 근무를 하고 여유가 있을 때는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해도 된다. 하루에 4시간 이상만 근무하면 된다. 과도한 업무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다. 추가 근무시간은 적립해 놓았다가 보상 휴가로 쓸 수 있다. 효성 내 일부 계열사와 부문은 탄력적 시간근로제도 도입한다. 효성 건설PG의 공사현장 사무직 및 서비스직 등이 그 대상이다.효성은 연차 휴가를 활용한 ‘샌드위치 휴일’과 ‘리프레시 휴가제’도 운영하고 있다. 샌드위치 휴일은 공휴일과 휴일 사이에 있는 징검다리 근무일을 휴무일로 정해 회사 전 직원이 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연차 1일을 사용해 4일 연속 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올해 3·1절 다음날인 3월2일(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해 3월1일부터 4일까지 쉬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근로자의 날 전날인 4월30일, 부처님 오신 날 전날인 5월21일, 한글날 전날인 10월8일, 크리스마스 전날인 12월24일, 신정 전날인 12월31일이 올해 효성의 샌드위치 휴일이다.

리프레시 휴가는 연차 휴가를 활용한 장기 휴가다. 샌드위치 휴일에 3일의 연차를 더해 최대 11일의 휴가를 즐기는 방식이다. 장기 휴가를 통해 휴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뜻이다. 업무 효율이 향상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직원들이 희망하는 기간에 언제든지 장기 휴가를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효성은 주 1회 전 임직원의 빠른 퇴근을 독려하는 ‘가정의 날’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사업부마다 제도의 이름과 요일은 다르지만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도록 독려하려는 취지는 같다. 회식과 회의, 잔업이 없는 날이라는 의미에서 ‘3무(無) 데이’라고도 불린다.효성은 직원의 근무시간이 줄어듦에 따라 일하는 방식도 크게 바꿨다. 회의 빈도를 최소화해 불필요한 업무 시간 낭비를 줄였다. 회의를 열 때도 최소 인원만 참석하도록 했다. 회의 자료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보고 문서도 간결하게 작성하도록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실시간 보고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