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스마트 보고'로 이중결재 줄이고 효율성 ↑

기업문화 혁신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매월 1회씩 열리는 ‘리더스 모닝 포럼’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는 ‘워크스마트’ 제도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맞춰 단순히 늦게까지 일하기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는 문화를 구축하고 있다”며 “임직원의 만족도와 기업의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는 선진적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이 ‘워크스마트’ 캠페인을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이 캠페인의 핵심은 문서자산화다. 현대차는 문서자산화를 통해 업무 시 만들어지는 모든 문서를 회사 중앙서버에 저장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전사의 지식을 자산화하는 동시에 팀원 간 및 팀 간 협업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기 위해서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업무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현대차는 일하는 방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회의, 문서작성, 업무지시, 보고, 결재 등에서 전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2016년 8월부터 보고 방식도 바꿨다.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보고서로 작성하고, 전산을 통해 결재받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이런 ‘스마트 보고’를 본사는 물론 연구소, 공장 등에 확대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서면 보고와 전자 보고의 이중 결재를 막아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스마트한 업무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장도 ‘스마트’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더 효율적으로 공정을 진행하겠다는 뜻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일부 공장은 ‘스마트태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 중인 차량에 부착된 무선통신 단말기를 통해 현재 차량의 위치, 현 공정에서 조립돼야 할 부품의 사양과 조립 방법, 차량이 판매될 국가 등에 대한 정보를 생산설비와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이 더욱 발전하면 사람의 눈으로 차종과 사양 등을 확인할 필요가 없다.

직원 간 소통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직원들이 각종 현안에 의견을 제시하고 회사와 관련한 유용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통(TONG)’을 개발했다.이 앱은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고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말하다’ 메뉴와 총무와 복지 등 유용한 정보를 받을 수 있는 ‘듣다’ 메뉴, 사용자의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는 ‘계획하다’ 메뉴로 구성된다.

이 밖에 현대차는 본사 팀장급 직원을 상대로 월 1회씩 ‘리더스 모닝 포럼’을 열고 있다. 회사의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주요 사업본부가 돌아가면서 현안을 발표하고 의견을 나누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팀장끼리 커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도 있다. 매회 2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호응이 높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