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성토장 된 中企-홍종학 중기부장관 간담회 "알바와 시급 같은데 누가 영세中企 오겠나"

내년 최저임금 8350원 '후폭풍'

"2~5년차 직원 상대적 불이익…불만 누적"

"인건비 한계상황" 한목소리

편의점, 휴업·심야할증 유보
차등적용·가맹료 인하 요구
소상공인聯, 투쟁방안 논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첫 번째) 등 중소기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한 긴급 간담회를 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공장 근로자와 편의점 알바 월급이 같아졌는데, 누가 힘든 공장에서 막일을 하겠느냐.”(A중소기업 사장)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간담회에서는 최저임금 급상승으로 인한 중기업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절절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도권에 있는 근로자 100여 명의 염색 업체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인력난 지속으로 회사 운영을 지속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했다. 염색업은 전체 원가에서 인건비와 원자재, 전기료 등 운영비가 각각 30% 정도를 차지해 수익을 내기가 빠듯하다. 이 회사 사장은 “단순염색업은 품질을 앞세워 베트남 같은 인건비가 싼 국가의 기업과 경쟁해왔다”며 “인건비는 해마다 오르는데 제품 가격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 제조업 근로자와 아르바이트 등 일반 서비스업의 시급이 같아져 영세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경기 화성에 있는 한 제조업체 사장은 “최저임금 대상자와 경력 2~5년 근로자 간 임금 차이가 크지 않아 경력직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며 “경기 침체로 경력직 임금은 3% 인상에 그칠 수밖에 없고 그 인상분도 임원 월급 동결로 해결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중소기업 절반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출 비용의 25% 안팎을 차지하는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상당수 중기를 한계상황에 내몰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27년 만에 처음으로 사용자위원이 최저임금 산정 과정에 불참한 것은 영세기업의 상황이 절박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경영계가 강력히 요구한 ‘사업·규모별 구분적용 제도화’를 다시 한 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점주들의 모임인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도 이날 전체회의 뒤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인건비 압박을 견딜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과 더불어 편의점 가맹본부엔 가맹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동맹휴업, 심야 영업 중단, 심야 가격 할증 등 단체행동은 유보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는 17일 이사회에서 향후 대응방침을 결정할 계획이다.

김진수/안효주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