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분쟁 악화일로인데… '역발상' 강조한 김현종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 기업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역발상’을 주문했다. “위기를 기회로 살리자”는 당부이지만 ‘안이한 인식’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1차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회에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우리 수출에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를 계기로 더 큰 것을 얻는 긍정적 자세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혁신과 신시장 개척의 계기로 활용하면서 통상환경 악화를 정면 돌파할 것”이라고 했다.김 본부장은 1980년대 미·일 통상마찰로 일본의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이 주춤한 사이 우리 업계가 과감한 투자와 적극적인 시장 진출로 자동차와 반도체를 주력산업으로 발전시킨 사례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다시 한 번 세계 통상환경의 흐름을 냉정히 읽고 과감하게 도전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열릴 기회를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아세안(ASEAN), 인도, 메르코수르(MERCOSUR) 등 신흥시장과 체결한 기존 자유무역협정(FTA)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77% 수준인 우리나라 FTA 네트워크를 수년 내 90%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기업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기업 임원은 “위기를 기회로 살릴 수 있을지 여부는 기업들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라며 “통상 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에선 국가간 원만한 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