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과속'에… 확산되는 無人주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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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인건비 더는 못 견뎌"국내 1위 패스트푸드 브랜드 롯데리아의 매장은 1348개다. 점포의 절반 이상에는 무인주문기가 있다. 점원을 마주하지 않아도 스크린만 몇 번 두드리면 주문과 결제가 가능하다. 2015년 80개이던 무인주문기는 현재 776개로 늘어났다. 무인 매출 비중도 2015년 8.6%에서 올해 40%대를 기록했다.
외식·유통업계 도입 잇따라
롯데리아 매장 절반 설치
로봇 커피 바리스타도 등장
마트는 무인계산대 운영
‘최저임금 8530원 시대’를 앞두고 외식과 유통업계의 무인 시스템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무인 키오스크를 늘려 점원 수를 줄이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10~20대 아르바이트생이 집중된 업종의 무인화를 확산시키면서 일자리 감소 우려도 나오고 있다.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의 조사에 따르면 무인기계가 알바생을 가장 빨리 대체할 업종으로는 카페 등 외식업체(38%)가 1위였다. 편의점(25.6%)과 생산기능직(18.2%)이 뒤를 이었다. 알바생 비중이 매장 직원의 90%를 넘는 패스트푸드업체들은 일찌감치 이에 대비해왔다.
440개 매장을 운영하는 맥도날드는 220여 곳에 무인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버거킹은 309곳 중 150여 곳, 맘스터치도 1130곳 중 20여 곳에 무인 시스템을 들였다. KFC는 190개 점포 중 3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KFC 관계자는 “올 들어 모바일과 온라인 주문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며 “키오스크를 모든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카페 업종도 무인 기기가 사람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900원 아메리카노를 전략 상품으로 내건 카페 프랜차이즈 커피만은 키오스크를 아예 카페 밖 건물 벽에 설치했다. 바리스타 1인 창업이 가능한 이 카페는 시청, 강남역 등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확장해 서울에서만 1년 만에 점포를 56개로 늘렸다. 과일 주스 등 음료를 파는 프랜차이즈 쥬씨의 키오스크 도입 가맹점도 지난해 10월 2개에서 올해 33개로 늘었다.로봇이 만들어주는 커피도 등장했다. 롯데월드몰에는 지난 5월 로봇카페 비트가 문을 열었다. 무인으로 운영하면서 커피 가격을 아메리카노 2000원, 카페라테 2500원 등으로 낮췄다. 커피전문점 수준의 프리미엄 커피 자판기도 다시 등장했다. ‘바리스타 마르코’는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머신과 제빙기를 넣어 16가지 음료를 24시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임은성 에어리코리아 대표는 “24시간 커피 전문 직영점을 60개 정도 열 계획”이라면서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무인 시스템과 프리미엄 기기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도 가세했다. 이마트는 전국 이마트 144개 중 40개 점에서 무인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도 10개 점포에서 87대의 무인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40개 점포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