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2년 성과보수펀드, 성과 미미… 올 출시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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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재테크 리포트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자 금융위원회는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지난해 5월 도입된 성과보수펀드와 독립투자자문업(IFA) 제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두 정책 모두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모'로 기울어진 펀드시장
공모펀드 활성화 지지부진
수수료 안받고 투자자문
IFA는 아직 한 곳도 없어
성과보수펀드는 운용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수익률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초과수익에 해당하는 금액에서 성과보수를 떼는 상품이다. 자산운용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도 운용보수는 꼬박꼬박 떼어간다는 투자자의 원성이 높아 도입한 제도다. 일반 펀드는 운용사가 수익률과 관계없이 사전에 정한 보수를 가져간다.투자자의 호응이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제도가 도입된 뒤 출시된 성과보수펀드는 12개에 그쳤다. 올 들어선 성과보수형으로 출시된 펀드가 한 개도 없다. 전체 펀드에 들어온 자금도 148억원에 그쳤다.
운용사들이 성과보수펀드 출시를 꺼리는 이유는 투자자별로 수익률을 따져봐야 하는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공모펀드는 투자자가 많아 개별 수익률을 계산해 성과보수를 책정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판매 시점에 따른 수익률 계산은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회사가 해줘야 하는데, 추가 업무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판매 수수료만 받는 판매회사로선 성과보수펀드 판매를 꺼린다.
은행과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고 금융소비자에게 독립적으로 투자자문을 해주는 IFA는 아직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금융소비자들이 자문 수수료를 낼 만큼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시장 참여자가 누구도 IFA에 뛰어들지 않았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