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무마 나섰지만… 소상공인 "최저임금 거부"
입력
수정
지면A3
최저임금 대란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7일 서울 신대방동에 있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았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소상공인들과 한 간담회였다. 2019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된 뒤 생존의 위기에 처한 영세 중소상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자리였다. 주무부처 장관이 방문한 날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위원회의 2019년 최저임금 인상안 수용을 거부한다”며 천막 투쟁 등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긴급 이사회서 '투쟁' 결의
광화문 천막 농성 예고
업종별 차등적용 촉구
즉답 피한 홍종학 장관
"매출 지원 등 경영환경 개선"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지난 15일 노동·인력·환경 분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채택된 성명서를 추인했다. 성명서에는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구성, 서울 광화문 등에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천막 본부’ 설치, 고용노동부에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 부결에 대한 이의신청, ‘노사 자율협약 표준 근로계약서’ 보급 등 향후 구체적인 투쟁 방안을 담고 있다.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홍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5인 미만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며 “최저임금의 직접 당사자인 소상공인이 최저임금위원회에 공식적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이의신청권도 가질 수 없는 현행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4일 임시총회를 거쳐 강력한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순종 한국부동산사업협동조합 부회장은 “근로자에게 고용부가 어머니 역할을 하는데 소상공인에게 중기부는 뭘 하고 있느냐”며 소상공인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정부와 언론에서 최저임금과 임대차 문제, 불공정거래 등 세 가지를 거론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근로자에게 주지 못하는 범법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저임금 문제 자체만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홍 장관은 이와 관련해 “카드수수료 추가 인하, 대체 결제수단 활성화를 통한 비용 감축, 계약갱신청구기간 연장 등 소상공인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5인 미만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 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다른 대안도 제시해주면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 장관은 이 밖에 소상공인을 위해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사랑상품권을 이용해주고 구내식당 휴무일을 늘려 근처 식당의 매출이 늘어나도록 하는 등 소상공인 물건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장관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정부 부처와 국회에 전달하고 종합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진수/김기만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