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전문대 인재 선점하자" 대구 찾아온 日 IT 기업들

온라인쇼핑몰 라쿠텐
게임서비스 석세스 등 5곳
대구 찾아 채용설명회

일본IT기업주문반
6년간 졸업생 전부 日취업
정영철 영진전문대 일본IT기업주문반 지도교수(맨 오른쪽)와 학생들이 IT 수업을 하고 있다. /영진전문대 제공
지난 12일 일본 인터넷쇼핑몰 전문 글로벌 대기업인 라쿠텐을 비롯해 게임서비스 전문 회사인 석세스 등 일본 5개 정보기술(IT) 업체 인사 관계자 19명이 대구 복현동 영진전문대(총장 최재영)를 찾았다. 이 학교 일본IT기업주문반(컴퓨터정보계열) 졸업예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와 면접, 면담을 하기 위해서다.

일본 대표 IT 기업들이 영진전문대 졸업생을 선점하기 위해 학교를 방문해 화제다. 한국의 전문대 한 곳만을 직접 찾아와 채용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제 홍보팀장은 “매년 10월에 해외 취업박람회를 여는데 올해는 3개월이나 일찍 찾아왔다”고 말했다.이들은 일본IT기업주문반 학생들이 준비한 졸업프로젝트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해 학생들의 전공 실력을 눈여겨봤다. 이어 5개 회사별로 연 회사 설명회에선 각 회사 규모와 사업분야, 복지제도 등을 상세히 소개하며 학생들이 자기 회사에 관심을 가져주도록 공을 들였다. 특히 라쿠텐은 면접을 통해 채용 적임자에게 채용내정서를 출국 전 대학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일본 기업들이 이처럼 영진전문대를 일찍 찾은 것은 경기 호조로 구인난을 겪는 일본 기업들이 한국의 우수 인재를 일찌감치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졸업생들이 일본 기업 두세 곳에 동시 합격하자 라쿠텐 등 일본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우수 인재를 먼저 차지하려는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시모토 히로카즈 일본 스타티아그룹 상무는 “학생들에게 어떤 일본 기업들이 있는지 미리 알려주고 싶었다”며 “기술력과 함께 신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갖춘 인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정영철 일본IT기업주문반 지도교수는 “매년 일본 IT 기업으로부터 현지에 필요한 IT 기술을 주문받아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일본 기업 실무에도 소통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일본어 교육을 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3년제인 이 학과 학생들은 방학도 없이 일본어와 전공과목의 심화 교육을 받는다. 지도교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생들과 함께한다. 정 교수는 “벤치마킹을 하러 여러 학교에서 오지만 교수와 학생들의 열정을 쉽게 따라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2008년 개설한 일본IT기업주문반 졸업생 중 총 241명이 올해까지 소프트뱅크, 라쿠텐, 사이버에이전트, 야후재팬 등 일본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취업했다. 최근 6년간은 졸업생 모두가 일본 IT 기업에 입사했다. 일본 석세스사와 면담한 김영문 씨(3학년)는 “일본 회사에서 전공 외에도 여러 직군을 소개해줘 어떤 회사를 선택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