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떨어지고 탄약고 폭발하고… 잦은 해병대 사고에 주민 불안

현장 통제하고 자체조사, 주민들 "안일한 대처로 사고 더 키울까 염려"
경북 포항에 있는 해병대에서 올해 들어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올해 들어 포항에서만 헬기 추락과 불시착, 탄약고 폭발사고 등 군 관련 사고가 이어졌으나 군은 보안이라는 이유로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원인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 김모(49)씨는 "어디서든 큰 사고가 나면 국민이 정확한 상황을 알 권리가 있다"며 "그런데도 유독 군 사고만 보안을 이유로 깜깜이 조사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포항공항 헬기장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1대가 추락해 조종사 김모(45) 중령 등 5명이 숨지고 정비사 김모(42) 상사가 다쳤다.10여m 상공에서 활주로에 떨어진 헬기는 모두 탔다.

진화 과정에서 군 자체 소방대원 1명도 다쳤다.

사고 헬기는 해병대가 지난 1월 인수한 '마린온(MARINEON)' 2호기로 정비 후 시험비행을 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드러났다.군당국은 인수 6개월 만에 사고가 난 점을 들어 기체결함 때문인지 등을 놓고 조사하고 있다.

지난 4월 27일에는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탄약고에서 폭발과 함께 불이 나 1시간여 만에 꺼졌다.

탄약고가 부대 내 외진 곳에 있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불씨가 인근 야산으로 번져 나무와 풀 일부가 탔다.그러나 진화 과정에서 탄약이 터지면서 장시간 '펑'하는 폭발소리가 이어져 부대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특히 건물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은 일부 주민은 지진으로 오인해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다.

같은 달 20일에는 포항 모 부대 인근 지역에서 해병대 헬기 레펠 훈련을 지원하던 해군 6전단 소속 UH-1H헬기 1대가 불시착해 탑승자 4명이 다치기도 했다.

당시에도 군은 사고장소와 경위, 사고원인 등에 대해 입을 닫았다.포항시민 이모(51)씨는 "해병대 인근 주민으로서는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사회 감시가 거의 없는 군이 안일한 대처로 사고를 키우는 것 같아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