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임박'…증시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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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스튜어드십코드가 다른 기관들로 확대돼 한국 주식시장의 할인 요소로 작용했던 소극적 주주 친화정책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봤다. 장기적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다.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 이사는 18일 "스튜어드십코드는 기업이 주주의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 행동을 할 경우 견제하고 감시하고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인해 한국 시장의 주요 할인 요인이었던 주주정책에서 변화가 나타난다면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제 값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이사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이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선두에 나서 스튜어드십코드를 시행할 경우 국민연금과 거래하는 다수 위탁운용사나 자문사 등은 이를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가 시장 감시자로서 역할하는 동시에 주주들의 권리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도입 과정에서 절차, 내용 등으로 인한 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중"이라며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의사결정 등 과정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주주권을 확보할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연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인한 기업의 경영 자율성 훼손 우려와 관련해서는 "국민연금은 전문 위원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고, 기금의 성격상 세세한 경영 판단에 개입할 것 같지는 않다"며 "사회적인 논란이 되는 내용에는 개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본부장은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더욱 투명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기업의 '오너리스크'가 기관의 견제로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 팀장은 "그간 운용사들이 투자 종목에 대해 관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비정상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개입을 할 수 있게된 만큼 비정상의 정상화로 봐야 한다"며 "최근 대한항공 등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빠진 사례들이 있었는데 앞으로 이런 리스크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른 부작용에는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외국인 투자자나 행동주의 펀드가 스튜어드십코드를 주주총회를 좌지우지하는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스튜어드십코드의 확대는 기업들이 벌처(vulture)펀드의 공격 대상이 되게하는 등 교란 요인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어떤 제도든 부정적인 면이 없을 수는 없기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인지와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관들이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최 팀장은 "국민연금이 지분이 높아져 기업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연금 갑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시장에서 경계하고 있다"며 "또 국민연금을 활용해 국가가 기업의 군기를 잡는 등의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이는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된 후 기관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기에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당장은 기업의 오너리스크가 줄어드는 정도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는 전날 국민연금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개최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영본부는 전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오는 26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