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혐의' 라정찬 또 구속

줄기세포 치료제 허위·과장…수백억 부당이득

'알앤엘바이오' 이어 두 번째

허위·과장 정보를 활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사진)가 18일 구속됐다.

김병철 서울남부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라 대표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한 뒤 이날 오전 3시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남부지법 관계자는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사유를 밝혔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문성인 부장검사)은 지난 13일 잘못된 정보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라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라 대표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허위·과장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있다. 라 대표가 이렇게 챙긴 부당이득은 수백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네이처셀이 개발한 성체줄기세포 배양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을 것이라는 풍문이 퍼졌다. 당시 네이처셀은 임상 2상을 마치고 별도의 임상 3상을 하는 조건으로 식약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였다. 회사 측은 조인트스템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 허가를 반려했다. 이 과정에서 네이처셀 주가는 6만2200원까지 올랐다가 식약처 반려 직후부터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라 대표의 구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네이처셀 주가는 이날 하한가인 1만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라 대표가 주가조작으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가 창업했던 알앤엘바이오는 2001년 줄기세포를 활용한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개발해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을 하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알앤엘바이오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가 식약처에서 허가를 반려하면서 급락했다. 2013년 라 대표는 주가조작, 보유주식 변동에 관한 공시 위반, 정·관계 불법 로비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2015년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알앤엘바이오는 상장폐지됐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