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양파·배추·당근… 폭염에 줄줄이 '金값'
입력
수정
지면A1
항공·호텔·외식비도 올라짧은 장마와 폭염, 최저임금 인상이 겹치며 여름철 생활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1주일 새 폭등했다.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가계 경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애호박 가격 95%↑…속초 콘도 요금은 작년 두 배
휴가철 물가도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제항공료와 콘도 숙박료는 지난 6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18.1% 상승했다. 호텔 숙박료는 2.7%, 놀이시설 이용료도 4.1% 뛰었다.
피서지 인플레이션이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동해안이다. 동해안 숙박요금은 7월 첫주 기준 전년 대비 평균 5.8% 올랐다. 82.5㎡ 기준으로 1박 평균요금이 18만4841원이다. 속초는 콘도 평균 이용 요금이 1박에 22만원으로 전년(9만6660원)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식품·외식업체는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식품 원재료값과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오뚜기는 지난달 초 라면을 제외한 16개 품목 가격을 최대 27.5% 인상했다. 오뚜기 자른당면이 5100원에서 6500원으로 27.5% 올랐고, 구수한 누룽지(소컵)와 맛있는 미역국, 3분 햄버거와 3분 미트볼 등 제품은 200원씩 올랐다. 제과회사도 동참했다. 롯데제과는 지난달 빼빼로 4종 가격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5% 올렸다. 크라운제과는 참크래커 가격을 1200원으로 33%(300원) 인상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내년도 추가적인 최저임금 인상 등 요인을 명분으로 외식 가격과 식품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서울 지역 소비자가 찾는 대표 외식 메뉴 8개 중 7개가 1년 새 가격이 올랐다. 냉면 한 그릇은 평균 8808원으로 전년 같은 달(7962원)보다 10.6% 올랐다. 삼겹살 가격은 5.6% 상승했고 김치찌개 백반(2.6%), 칼국수와 김밥(1.8%), 비빔밥(1.4%), 삼계탕(1.1%) 등도 일제히 올랐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이후 외식업자가 경영난에 처하고 있다”며 “소비자 반발을 감수하고라도 메뉴 가격 인상이라는 불가피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