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포도 먹고, 계곡서 올갱이 줍고… 옹기도 직접 만들어볼까

팜스테이

충북 영동 황금을따는마을
충북 영동 임계리에 있는 ‘황금을 따는 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과수 농사에 종사하고 있다. 과일이 자라는 데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포도 사과 복숭아 감 등이 많이 난다.

임계리는 과거 사금(砂金)이 나던 지역이다. 마을 이름에 ‘금(金)’이 포함된 이유다. 지금도 마을에는 금광이 있었던 흔적이 네 군데 정도 있다.산이 높고 계곡 물이 맑은 데다 달맞이꽃 금낭화 등 예쁜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룬다. 300년 전의 고백자 분원지가 지금도 남아 있어 파편을 찾아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는 노근리 사건의 최초 발생지이기도 하다.

여름에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올갱이를 줍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오이 토마토 가지 가죽나무 오가피 등의 제철 채소를 직접 수확해 맛볼 수도 있다. 옹기를 직접 만드는 체험 활동이 특히 유명하다. 토우인형 머그컵 화분 등을 만드는 도자기 작업 실습과 황토 염색, 물레 실습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산야초효소나 솔잎효소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산야초 나물 허브 등을 채취해 세척한 뒤 설탕을 배합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황금을 따는 마을에는 야간 체험활동이 많다. 2㎞ 구간의 한밤 시골길을 산책하며 반딧불과 별을 보는 경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풀벌레 소리, 물 소리, 바람 소리 등을 들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야생화가 만개하고 계곡물이 흘러 산세가 수려한 등산로에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고, 학생 등 단체 방문객을 대상으로는 주민들이 야생화 및 산나물에 대해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야생화와 과일나무가 있는 야외에서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는 이 지역에서 자연산 송이가 난다. 이 시기에는 자연산 송이를 구하기 위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린다. 가을에는 포도를 직접 따 와인을 만들 수도 있다.

주변에는 14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고찰 중화사, 누각인 화수루 등이 있다. 조선 명종 때 김천 찰방(역참을 관리하던 종6품 벼슬)을 지낸 남지언 선생이 자신의 호를 따 지은 학당인 삼괴당도 유명하다.

황금을 따는 마을 인근에서는 여름을 맞아 각종 행사도 열린다. 다음달 23일부터 26일까지 영동 포도축제가 열리고 같은 달 25일에는 추풍령가요제가 개최된다.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영동IC를 지나 황간 방면으로 12㎞ 지점에 황금을 따는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경부선 영동역에 내려 시내버스나 택시를 타면 된다. 펜션형 숙박시설 이용 요금은 4인 기준 1박에 20만원이다. 문의 (043)744-6040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