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 '비법' 고추장 직접 담그고 섬진강 자전거길 힐링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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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테이고려 말 이성계가 스승인 무학대사가 기거하고 있던 순창군 구림면 만일사를 찾아가는 도중 어느 민가에 들렀다. 밥 한술을 청한 이성계는 농가에서 내준 고추장에 점심을 맛있게 먹고는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조선을 창건하고 용상에 오른 뒤 그 고추장을 진상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후 이 지역의 고추장은 천하일미의 전통 식품으로 유명해졌고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유치원생도 알고 있는 고추장의 대명사, 순창 고추장 이야기다. 전북 순창은 지금도 독특한 재래식 비법으로 고추장을 제조하고 있다. 순창 고추장은 검붉으면서도 윤기가 자르르하며, 혀끝에 닿는 알싸한 감칠 맛과 은은한 향기, 순창 고추장만의 감미로운 맛으로 웬만한 가정집 냉장고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올여름 휴가는 고추장의 마을 순창, 그중에서도 ‘고추장 익는 마을’로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고추장 익는 마을의 최고 인기 체험은 단연 고추장 담그기 체험이다. 전통 고추장 제조 장인이 직접 가르쳐 주니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마을주민 대부분이 전통 고추장 제조 기능인이어서 누구에게 배워도 최고의 비법을 익힐 수 있다. 전통 고추장으로 직접 감칠맛 나는 떡볶이를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체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순창군은 계곡물을 막아 평탄한 물놀이장을 만들었다. 고무보트도 타고, 시원한 물놀이도 즐기면서 다슬기와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다. 멀지 않은 회문산 자연휴양림 및 강천산 군립공원에서는 자연숲 해설도 들을 수 있다. 섬진강 자전거길에 가면 강바람을 맞으면서 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1급수가 흐르는 계곡에서 보트를 타고 물고기와 다슬기를 잡는 생태체험은 6~9월, 마을에서 자란 재료만으로 쑥개떡과 송편을 만드는 체험은 연중 가능하다.
순창은 맑은 물, 깨끗한 자연, 몸에 좋은 전통식품으로 순창장수마을로 지정받았다. 찾아오는 발길이 늘면서 다양한 펜션도 들어섰다. 순창 전통 고추장 담그기 체험 외에도 인절미 만들기, 밤·고구마·감자·상추 등 농사체험, 물놀이 생태체험 등의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순창 고추장마을의 농·산촌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으면 1주일 전에는 예약(063-653-7117)하는 게 좋다.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동군산IC~모악산IC~전주순창고속도로로 달린 뒤 회문산 방향으로 진출, 회문산 방향으로 3㎞ 진행하면 순창 고추장 익는 마을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