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엔 북한강, 뒤엔 화악산… 엄마, 올챙이 국수가 뭐야?

팜스테이

강원 춘천 원평팜스테이마을
계곡이 좋아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던 살기 좋은 마을이 있었다. 그랬던 마을 한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38선이 그어졌다. 38선이 그어지면서 마을 어느 집의 윗방은 북한이 되고 안방은 남한이 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후 38선이 휴전선으로 바뀌면서 웃지 못할 상황에서는 벗어나게 됐지만 그 좋던 계곡은 군사작전지역으로 묶이고 말았고 아직도 민간인의 출입은 통제되고 있다.

강원 춘천 원평 팜스테이마을 이야기다. 지금도 이 마을에는 38선 비(碑)가 있어 6·25 전쟁 당시의 웃지 못할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마을의 운명은 기구하지만 지금의 원평마을은 앞으로는 북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뒤로는 1468m의 화악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감싸고 있는 그야말로 배산임수 ‘명당 중의 명당’이다.
화악산을 병풍 삼고, 북한강 춘천호를 앞마당 삼은 춘천 원평마을은 전국 팜스테이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중 하나로 꼽힌다. 마을 앞의 춘천호는 여름에는 낚시터로, 겨울이면 넓은 썰매장과 빙어낚시터로 변신해 많은 도시민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원평리라는 마을 이름의 유래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마를 키우던 들이라는 뜻의 ‘마람들’이란 지역이 여기에 있다. 한자로는 ‘마평’으로 표기했다. 인근에는 원당못의 이름을 따 ‘원당리’로 불리다가 ‘원댕이’로 바뀌어 원대리로 불리는 곳이 있었다. 그러다가 1941년 마평과 원당리가 합쳐져 현재의 원평리가 됐다.

원평팜스테이 체험마을은 자연 자원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우렁이 농법 등 다양한 농법을 시행하고 있다. 김치에 사용되는 배추와 무, 쪽파, 갓, 고춧가루 등은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원평에 오면 어린이들은 약속이나 한듯이 뒤뚱뒤뚱 오리를 따라 논으로 나간다. 논에는 친환경 오리쌀을 재배하기 위해 방사해놓은 오리들이 첨벙거린다.유기농으로 생산된 콩을 수확하고, 재래식 된장을 만들거나 전통 손두부를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다. 강원도의 특색음식인 올챙이 국수를 만들어 오물오물 먹어볼 수도 있다. 며칠이고 머물다보면 아이들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바른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어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어릴 적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게 된다.

체험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호수 마을에 왔으니 물놀이가 빠질 수 없다. 의암호 물레길에서는 카누를 타볼 수도 있다. 가족끼리 마음을 모아 노를 저으면 또 하나의 추억이 쌓인다. 인근 강원 숲체험장에서도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추천 체험거리는 김치 담그기, 무 뽑기, 배추 수확하기, 두부 만들기, 떡메치기 등이다. 민물고기매운탕, 닭갈비, 막국수 등 다양한 먹거리도 있다. 마을을 살짝 벗어나면 집다리골 자연휴양림, 현지사 등도 가볼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갈 땐 토종꿀, 전통한과, 메주, 친환경농법쌀 등을 구입해갈 수도 있다.원평팜스테이마을은 서울춘천고속도로 강촌IC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예약이나 자세한 내용 문의는 전화 033-243-3431 또는 홈페이지(www.wonpyeong.net)를 참조하면 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