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of the week] 성장률을 측정하는 더 나은 방식

제이슨 퍼먼 前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정확히 알고 싶다면 정부 통계에서 그 숫자를 찾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달 미국 경제분석국(BEA)은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연율 기준 2%로 수정했다. 종전 추정치 2.2%보다 낮췄다. 이는 실제 경제 성과를 심각하게 축소해 평가한 것이다. 소득 통계 같은 더 나은 측정 방법을 쓴다면 성장률은 이보다 훨씬 높은 2.8%쯤 된다.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간단히 말하면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실업률 같은 조사와 달리 (성장률을 측정하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은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 대신 경제분석국은 소비, 투자, 정부지출, 순수출 등 수많은 데이터에서 나온 경제 전반의 지출을 합친다.
경제조사국이 지난달 낸 수치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한 세 번째 추정치였다. 하지만 이 단계에서조차 통계 전문가들은 기껏해야 GDP(를 구성하는 요소)의 38.5%에 해당하는 데이터만 완전히 갖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직·간접적인 지표를 통해 추론한다. 예컨대 주택 건설에 투자된 금액을 추정하기 위해 주택 착공 숫자를 이용하는 식이다.

GDP(를 구성하는 요소)의 12%가량은 ‘트렌드 기반 데이터’를 사용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추론과 추정 작업이다. 예컨대 경제분석국은 1분기 차량 구입 대수에 대해선 상당히 정확한 측정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차량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금융 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했는지도 추정해야 한다.정확한 통계를 산출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복잡하며 다양한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경제분석국의 뛰어난 공무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더라도 근본적인 데이터는 (똑 부러지게 해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잡음이 많고 불완전하다. 이는 성장률 추정치는 수정 폭이 크고, 종종 혼란스럽다는 걸 의미한다. 1993~2016년의 성장률 추정치를 보면 (최초 추정치와 이후 추정치의) 수정 폭이 평균 1.3%포인트나 됐다.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면 이런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고 수정이 덜 필요한, 더 정확한 수치를 끌어낼 수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분석국은 임금이나 이익 같은 서로 다른 소득원을 모두 합치는 방법을 통해 경제 규모를 별도로 측정한다. 이 수치는 국민총소득(GDI)으로 불린다. 올해 1분기 GDI는 연율 기준 3.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궁극적으로 GDI는 GDP와 동일해야 한다. 소비된 금액의 총액은 벌어들인 돈의 총액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두 가지) 추정치는 다르다. 데이터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도 있고, 다른 추정을 반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를 보면 두 가지 정보를 결합하는 최선의 방법은 GDI와 GDP를 단순 평균하는 것이다. (두 수치의) 올 1분기 평균은 2.8%다.경제분석국의 통계전문가들은 이미 “GDP와 GDI의 평균”이란 이름으로 이 수치를 보고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 수치를 그냥 묻어둔다. 언론과 애널리스트는 흔히 이 수치를 무시한다.

경제분석국은 성장률을 추정할 때 이 수치를 ‘핵심 수치’로 알려야 한다. 이 방법이 경제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경제분석국이 이렇게 하기 전까지는, 신중한 애널리스트라면 요란한 GDP 데이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대신 경제의 신호를 더 잘 포착하는 (GDP와 GDI의) 평균에 집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이 있다면 경제분석국은 지출과 소득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합해 하나의 통일된 추정치로 만들어야 한다. 영국과 캐나다를 포함해 다른 많은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정확성이 높아지면 기업과 정책당국자가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확성이 더 중요한 때는 경제가 불황에 빠질 때다. GDP 추정치는 과거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흔히 경기가 급락할 땐 경제 성과를 실제보다 과장하기 쉽다. 예컨대 2008년 말 경제가 급전직하했을 때 그해 4분기 성장률에 대한 최초 추정치는 -3.8%였지만 이 수치는 최종적으로 -8.2%로 수정됐다.

경제분석국은 다음 불황이 오기 전에 이런 데이터 측정 방법을 바꿔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경제성장을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Measure American Growth Accurately)’ 필요한 것은 간단한 통계 변화다.

원제=The Economy Is Growing Faster Than the Government Says정리=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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