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몬테네그로 공격에 또 시끌…"러시아 논리 대변하나"

폭스뉴스 인터뷰서 돌연 나토 집단안보 조항 문제 삼아
몬테네그로 전 대통령 "미 역사상 가장 이상한 대통령"…존 매케인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때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번엔 나토 회원국 중 한 곳인 몬테네그로를 돌연 비판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난해 (나토에) 가입한 몬테네그로가 공격을 받았다고 치자. 왜 내 아들이 몬테네그로를 방어하기 위해 가야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무슨 말 하는지 안다.

나도 같은 질문을 해왔다"며 동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그들은 매우 강한 국민이다.매우 공격적인 국민"이라며 침공을 받을 경우 "그들은 공격적이 될 수 있다.

축하한다.

3차 세계대전이다"고 말했다.
이는 몬테네그로의 공격적 국민성 때문에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로, 개별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공동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집단안보 원칙을 담은 나토 조약 5조를 문제 삼은 것이다.

나토의 집단안보 원칙을 담은 이 조항은 냉전 시대 구소련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해 포함된 것이다.

구소련은 해체됐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조지아를 침공하며 여전히 동유럽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남아있다는 것이 회원국들의 시각이다.특히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코소보, 알바니아 등과 국경을 맞댄 몬테네그로는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국가다.

몬테네그로가 나토에 가입하기 한해 전인 2016년 러시아는 몬테네그로에 쿠데타를 일으켜 정부를 전복시키고, 나토에 적대적인 정권으로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사실도 있다.

겨우 인구 64만명인 몬테네그로는 군사적 강국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군함이 배를 댈 수 있는 지브롤터 해협과 터키 동부 사이의 전략적 해안지역을 끼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밝혔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마치 러시아 정부의 논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러시아 전문가인 앤드루 S. 와이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트위터에 "소국 몬테네그로가 세계 3차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도대체 누가 심어준거냐"고 대통령의 논리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몬테네그로를 공격하고, 나토 하에서 우리의 의무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대통령은 푸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CNN방송은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은 미 의회 승인을 받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토에 새로운 회원국이 가입하려면 미 상원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당시 찬성 97대 반대 2로 가입이 승인됐다.

3차 세계 대전까지 '운운'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몬테네그로는 격양된 분위기다.

란코 크리보카피치 몬테네그로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미 역사상 가장 이상한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한 그는 BBC와 인터뷰에서 "외교정책에 대해 이런 지식을 가진 이런 대통령이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몬테네그로의 평화는 그 어떤 위험한 상황에 있지도 않다.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으며 나토군이 필요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몬테네그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외교 결례'로 지적받을 만한 행동을 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지난해 열린 나토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원국 정상들과 단체사진 촬영을 준비하던 중 맨 앞줄에 서기 위해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의 팔을 거칠게 잡고 밀쳐내는 장면이 목격돼 약소국을 무시한다는 비난을 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