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일으킨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보여주기'식 난민학생 면담

격려방문이라지만…면담 후 '셀카' 요청

"신변 불안한 학생 배려 못해"
조희연 서울교육감(사진)이 종교적 이유로 난민인정을 신청한 이란 국적 학생을 면담하면서 학생 보호에 소홀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기준 난민신청 건수만 1만여 건에 달하지만 교육당국은 초·중·고교 난민학생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9일 조 교육감은 서울 A중학교를 방문해 이 학교에 다니는 이란 국적 난민신청자 B군을 만났다. 조 교육감은 “이란에 B군의 개종 사실이 이미 알려져 강제 출국 시 생명의 안전까지도 염려되는 상황”이라며 “우리 법이 국적의 경계에 갇히지 말고 모든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포용력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방문이 ‘보여주기식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저녁 급하게 방문이 정해진 데다 조 교육감이 신변불안을 호소하는 B군과 별도면담 후 ‘셀카’를 찍자고 제안해서다.

7세 때 아버지와 한국으로 건너와 기독교로 개종한 B군은 종교적 박해를 이유로 2016년 난민인정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란에서는 이슬람교도의 개종을 ‘배교죄’로 처벌한다. 최고 사형까지 선고한다. B군은 아버지의 난민신청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오는 9월까지 합법적으로 체류가 가능하다. B군은 이날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난민 신청을 다시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B군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한다”며 B군과 학생들의 신상 보호에 유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학교명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도 조 교육감은 셀카를 찍자고 해 난민학생을 배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육당국은 난민학생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접수된 난민 신청은 9942건이다. 국내 난민법, 유엔의 아동권리협약 등에 따라 난민인정자뿐 아니라 난민 신청자, 인도적 체류자도 교육권을 보장받는다. 교육부 관계자는 “난민 여부를 입학 시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다문화학생 현황에 포함됐을 뿐 따로 숫자를 파악하고 있지 않다”며 “교육부 차원에서 난민 학생들에게 특화된 정서적 지원·상담 프로그램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