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해외 법인장 회의 "하반기 SUV 판매 끌어올리자"

통상이슈 대응책 만들고
女 운전허용 사우디 등 공략
현대·기아자동차가 20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 주재로 각각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었다. ‘미국발(發) 관세 폭탄’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각국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각도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주요 시장에 권역본부를 설립한 이후 처음 열렸다. 각 권역을 책임지고 있는 권역본부장뿐만 아니라 판매 및 생산법인장 등도 참석해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초부터 권역본부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북미·유럽·인도 권역본부를, 기아차는 북미·유럽 권역본부를 각각 신설했다.해외법인장들은 미국 금리 인상과 유가 상승, 통상 환경 악화 등으로 인해 주요 시장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특히 미국발 통상 이슈가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시나리오별로 면밀한 대응책을 수립하고 발 빠르게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주요 시장에 신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여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는 이달 신형 싼타페를 시작으로 11월 투싼 상품성 개선 모델을 내놓는다. 최근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는 다음달 현지 맞춤형 소형 SUV를 공개한다. 자동차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인도와 여성 운전을 허용하기 시작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신흥국 시장도 적극 공략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362만9000대를 팔았다. 1분기에는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부진해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0% 줄었지만, 2분기에는 판매 회복세를 보였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