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사진전 '서울, 심야산보'...우리 곁을 지켜온 것들에 대한 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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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동욱씨의 개인전 '서울, 심야산보(深夜散步)'가 7월21일부터 7월30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담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선 서울 중심가의 오래된 건물들의 야경을 담은 작품 15점이 선보인다.
서울은 '빌딩의 도시'다. 고궁을 빼면, 크고 작은 현대적 건물로 가득차 있는 곳이다. 발전의 속도가 빨랐던 서울에서 건물들의 수명은 유독 짧다. 낡은 빌딩들은 금세 재개발이나 리모델링을 거쳐 새 건물로 태어나야 했다. 그래서 서울이란 도시에 아직 남아 있는 낡은 건물들은 ‘찬밥’ 신세다. 아니면 개발을 염두에 둔 ‘투자’의 대상이다. 김씨는 서울 도심의 낡은 건물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을지로,퇴계로,충무로,소공동 등지에 산재해 있는 오래된 건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1930년대~1960년대에 건축된 이 빌딩들엔 세월이 남긴 주름과 같은 자잘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작가는 인적이 끊긴 밤 시간에 건물들의 모습을 찍었다. 흑백의 야경 사진 속 건물들은 그들이 겪은 지난 나날들을 은은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 평론가는 김씨의 이번 작품들을 '건물 초상사진'이라 불렀다. 김씨는 건물사진에, 건물의 이름, 지어진 연대, 주소, 3.3제곱미터 당 가격 등을 덧붙여 ‘건물 초상사진‘을 완성했다. 사진 속 건물들은 담담하다. 아니, 오히려 우울하고 초라하기 까지 하다. 그런데 건물들을 찬찬히 바라보면, 그 안에서 일하고, 싸우고, 울고, 웃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식민지 시대, 전쟁, 개발, 민주화의 역사를 다 겪어온 나이든 사람들의 모습이 그 건물들 위로 비친다.
작가는 왜 이런 건물들을 찍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지금은 초라하게 변했지만, 한 시대를 묵묵히 지켜왔던 우리 삶의 터전에 대한 경의가 아닐까.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존재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서울은 '빌딩의 도시'다. 고궁을 빼면, 크고 작은 현대적 건물로 가득차 있는 곳이다. 발전의 속도가 빨랐던 서울에서 건물들의 수명은 유독 짧다. 낡은 빌딩들은 금세 재개발이나 리모델링을 거쳐 새 건물로 태어나야 했다. 그래서 서울이란 도시에 아직 남아 있는 낡은 건물들은 ‘찬밥’ 신세다. 아니면 개발을 염두에 둔 ‘투자’의 대상이다. 김씨는 서울 도심의 낡은 건물들에 포커스를 맞췄다. 을지로,퇴계로,충무로,소공동 등지에 산재해 있는 오래된 건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1930년대~1960년대에 건축된 이 빌딩들엔 세월이 남긴 주름과 같은 자잘한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작가는 인적이 끊긴 밤 시간에 건물들의 모습을 찍었다. 흑백의 야경 사진 속 건물들은 그들이 겪은 지난 나날들을 은은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 평론가는 김씨의 이번 작품들을 '건물 초상사진'이라 불렀다. 김씨는 건물사진에, 건물의 이름, 지어진 연대, 주소, 3.3제곱미터 당 가격 등을 덧붙여 ‘건물 초상사진‘을 완성했다. 사진 속 건물들은 담담하다. 아니, 오히려 우울하고 초라하기 까지 하다. 그런데 건물들을 찬찬히 바라보면, 그 안에서 일하고, 싸우고, 울고, 웃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도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식민지 시대, 전쟁, 개발, 민주화의 역사를 다 겪어온 나이든 사람들의 모습이 그 건물들 위로 비친다.
작가는 왜 이런 건물들을 찍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지금은 초라하게 변했지만, 한 시대를 묵묵히 지켜왔던 우리 삶의 터전에 대한 경의가 아닐까. 또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존재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