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일깨우나"… 태국, 동굴소년 인터뷰 강행한 서방언론 질타

최장 17일간 동굴에 갇혀 있다가 구조된 태국 동굴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 금지 원칙을 정했던 태국 당국이 원칙을 깬 일부 서방언론의 행태를 비판했다고 현지 언론이 22일 보도했다.

타왓차이 타이꾜 태국 법무부 차관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에서 미국 abc 방송과 CBS,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동굴에 갇혔다가 구조된 소년들을 별도로 인터뷰한 행위를 비판했다.타왓차이 차관보는 "그 인터뷰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일부 질문은 소년의 의식 속에 남아있는 공포를 끌어낼 수 있다.

특히 이들의 구조 과정에 어떤 약품이 쓰였는지에 대한 질문이 그렇다"고 꼬집었다.그는 이어 "그런 질문은 소년들이 겪었던 트라우마를 되뇌게 해 회복 중인 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외상 후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타왓차이 차관보는 또 "태국 언론은 협조하고 있는데 외신은 소년들과 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하기 위한 요청을 무시했다"면서 "부모의 동의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잘못된 행동이다.

소년들의 부모는 (언론 인터뷰로 인해)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일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abc 기자는 13명의 생환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어린 '타이탄'을 인터뷰하면서 구조 당시 상황을 물었고, 13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구조됐다는 '마크'라는 이름의 소년에게는 동굴 안에서 했던 생각 등을 묻기도 했다.

쁘라촌 쁘랏사꾼 태국 치앙라이 지사도 일부 외신의 인터뷰 이후 지역 관리 및 부모와 회의를 열고 동굴소년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태국 치앙라이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들과 코치 등 13명은 지난달 23일 매사이 지구 탐루엉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가 열흘 만에 생존이 확인됐고, 최장 17일 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이들은 지난 18일 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언론과 공식 인터뷰를 했다.

치앙라이 주 정부는 과도한 대중의 관심이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향후 아이들은 물론 가족들도 일절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생환자와 가족의 생활을 방해하는 경우 아동보호법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