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예기치 못한 7월 폭염… '전력감축' 2~3차례 발동 가능성

조재길 경제부 차장
‘이상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22일 서울의 낮 기온이 최고 38.0도에 달했다. 7월 기온으로는 1994년(7월24일, 38.4도) 후 최고치다. 45년 만에 가장 짧게 끝난 장마의 영향이다. 당분간 비 소식도 없다.

전력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냉방 수요가 치솟고 있어서다. 한국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표현했다. 2011년 9월15일에는 전력 수요를 잘못 예측해 국가 대정전이 발생했다.이번주에 최대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설 게 확실시된다. 전력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번주 최대 전력수요가 8830만㎾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의 역대 최고치는 지난 2월6일의 8824만㎾다.
전력 수급 불일치가 예상되면 그 간극을 기업들이 메워줘야 한다. 수요감축 요청(DR: Demand Response)이란 제도를 통해서다. 작년까지만 해도 ‘급전 지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최대 전력수요가 8830만㎾를 초과하고 공급 예비력이 1000만㎾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하루 전 예고하는 시스템이다. 수요감축 요청이 발동되면 정부와 계약을 맺은 3900여 개 대·중견기업은 공장 운영을 한시적으로 멈춰야 한다. 지난겨울에만 10차례 발동돼 최대 400만㎾의 전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지금 추세라면 이번주에 수요감축 요청이 2~3차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여야 대치 정국은 주초부터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23일부터 김선수·이동원·노정희 대법관 및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된다. 야권에선 철저한 검증을 다짐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24일 여는 전체회의도 관심사다. 국군 기무사령관을 불러 계엄령 문건에 관해 현안 질의에 나설 계획이어서다. 이 사안을 놓고서도 여야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경제지표 중에선 한국은행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올 1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1%(6월 발표한 확정치는 1.0%),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성장했다. 경기 침체는 갈수록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상반기 취업자 수 증가는 14만 명에 그쳤다. 지난 4월 전망했던 21만 명 선을 한참 밑돌았다. 한은이 지난 12일 올해 성장률을 종전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한 배경이다. 한은은 2분기 GDP와 함께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을 공개한다.

한은은 26일에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고용 부진을 포함해 우리 경제의 실상을 담은 자료다. 이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금리·통화 정책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싶어한다. 한·미 간 금리차가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경기 둔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번주 포스코 현대중공업 LG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이 2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한다. 기업들 주가도 출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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