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다지는 한화그룹株… '사라진 시총' 되찾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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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외부요인 겹쳐상반기 내내 별다른 반등 한번 없이 내리막을 타던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바닥’을 다지는 흐름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화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총합은 올 들어 30% 이상 쪼그라들어 투자자들의 속을 썩였다.◆한화그룹株, 반등 시동 거나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생명 (주)한화 등 주요 한화그룹주가 상승 마감했다. 한화생명은 180원(3.66%) 오른 5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화(0.63%) 한화손해보험(0.77%)도 올랐다. 한화케미칼(-0.25%) 한화에어로스페이스(-1.71%) 등은 이날 내렸지만, 1~2개월간 이어지던 하락세가 이달 초 멈춘 뒤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올 들어 시가총액 31% 감소
"밸류에이션 매력적 수준"
한화·한화생명·손해보험 등 상승
"자산매각 통해 확보한 현금
재무구조 개선·M&A에 활용땐
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그룹 7개 상장 계열사의 시총은 작년 말 총 17조8281억원에서 지난 19일 12조2407억원으로 31.34%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감소율이 가장 크다.
회사별로는 사업 분할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 4월1일 새롭게 출범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총이 올 들어 이달 19일까지 38.50% 감소했다. 이어 한화케미칼(-37.36%) 한화생명(-29.52%) 한화(-27.59%) 한화손해보험(-21.99%)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8.94%) 한화투자증권(-9.07%) 순으로 많이 줄었다.◆실적 부진에 외부 요인 겹쳐
한화그룹주가 올 들어 부진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요인은 실적 둔화다. 한화 계열사 중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곳은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이다. 이 중 제조기업인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6644억원, 1788억원, 1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4%, 18.3%, 20.4% 적다.
그룹 내 중간 지주회사격인 한화케미칼은 본업인 화학사업이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원료비 증가 등의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유통부문(한화갤러리아 등)의 적자 전환, 태양광 사업(한화큐셀 등) 영업이익 감소가 연결 실적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증권업계는 분석했다.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본업인 방산 화약 기계 무역부문의 실적은 개선됐지만, 자회사 한화생명과 한화케미칼의 부진이 2분기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사인 한화생명은 2분기에 61.21% 감소한 112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2분기에 있었던 변액보증준비금 환입(794억원), 부동산 매각차익(38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사라진 게 실적 둔화의 주요인이다.
돌발 악재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 계열사들이 ‘4·27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이어진 한반도 해빙 무드에 영향을 받으면서 주가가 억눌렸다.
◆“반등 가능성 커”전문가들은 한화그룹주의 반등이 조만간 본격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반기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인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룹 내 상당수 계열사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한화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2524억원이다. 전년(2조1589억원)보다 4.33% 늘어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연초 이후 주가 조정이 이어지면서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이익)은 청산가치(1배)의 절반 안팎 수준인 0.54배, 0.46배, 0.53배에 각각 머물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이후 외국인 기관 등 ‘큰손’들은 과도한 주가 하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커진 종목들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한화가 최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의 사용처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전량을 매각해 2364억원을 확보하는 등 그룹 전반적으로 자산 매각 작업에 한창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한화가 확보한 현금을 인수합병(M&A), 재무구조 개선 등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경우 주가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