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전업주부가 쓰레기 버릴 시간도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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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전업주부인 아내가 가사를 도맡아 했으면 좋겠다는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외벌이 중인 남편 A씨는 보통 아침 7시 50분에 출근해서 저녁 9시쯤 퇴근해 돌아온다.
집에 오면 피곤하고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 육아에 더 참여하고 싶지만 마음 같지 않은 상태다.
A씨는 "아내가 출산하고 4개월 되긴 했지만 전업주부니 가사는 도맡아 했으면 좋겠는데 이틀에 한 번꼴로 아침마다 쓰레기봉투를 버리라고 시켜서 귀찮다"고 고민을 토로했다.A씨가 "아침에는 바빠서 싫다"고 해봤지만 아내는 그럼 퇴근하고 버려도 된다고 했다는 것.
A씨는 "전업주부가 하는 일이 가사일인데 왜 꼭 출근하는 사람에게 시키는 것이냐"면서 "아이 때문에 그렇다는데 정말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쓰레기봉투 버릴 틈이 없느냐"고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어 "아이 때문에 쓰레기봉투 버리기 힘들다면 아기를 잠시 침대에 두거나 업고 버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A씨는 이 같은 질문을 올린 후 네티즌들로부터 "출산 4년 뒤에 이런 얘기 하면 들어주겠는데 4개월에 하기엔 미친 소리다", "본인은 12시간 일하면서 밥도 챙겨 먹고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볼일도 잘 보고 집에 가면 밤에 잠도 잘 자지 않나. 아기 엄마들은 24시간을 신경 곤두세우고 30분씩 쪽잠 자면서 화장실 큰일 보는 것도 눈치 봐가며 한다", "어차피 나가는 길인데 1~2분 버릴 시간도 없나. 남편 보고 밥을 하라 했냐 청소를 하라 했냐 애 업고 출근하라 했냐? 나도 사회생활하는 중이라 힘든 건 아는데 갓난쟁이 보는 것보다야 힘들겠나", "전업주부는 일 안 하는 사람이지 백일 갓 넘은 아기를 돌봐야 하는 엄마는 전업을 할 수가 없다", "육아의 ㅇ도 모르니 4개월 된 아기를 놓고 쓰레기 버리러 가라는 말이 나오지. 진심 욕이 육성으로 터진다", "4개월이면 못 버린다. 그냥 몸이 24시간 만신창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기가 너무 어려 혼자 두고 쓰레기 버리러 가는 건 안되고 업고 가는 건 더운 계절이기는 하지만 하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왕이면 나가는 길에 쓰레기 좀 버려주고 가는 게 힘든 일인가"라고 십자포화 당했다.한 네티즌은 "쓰레기 버릴 시간 찾지 말고 아내에게 밥 먹을 시간 있는지를 물어봐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A씨의 고민 토로에 대해 "많은 부부들이 가사.육아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경우는 가정경제를 위해 남편의 휴식도 보장 되어야하고 아내의 가사.육아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지가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행복한 가정을 위해 부부의 고정 역할은 없다. 서로가 양보하고 잘하는 일을 우선하고 힘든 일을 분담해서 가족공동체의 가정경영을 잘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참고로 출산 초반 육아기는 육아.가사로 인해 엄마가 제일 힘든 시기이며 쓰레기 버리기.청소 등 힘쓰는 가사일은 아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 리 대표변호사는 "이 경우에서 남편은 자신이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집안일은 당연히 전업주부인 아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데 부부는 서로 협조할 의무가 있으므로 아내가 남편이 밖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내조를 해야 하고 남편도 집안일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고로 저 또한 아무리 바빠도 쓰레기 버리는 것 정도는 당연히 하고 있다. 사실 남자들이 바깥 직장일로 시달리고 집안일까지 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아내 또한 남편의 이런 어려움을 이해해 주고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남편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집안일을 할 수 있다. 아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남편도 더 일을 잘 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나. 나만 힘들다고 불만갖고 쓰레기 안 버리려 다투다간 나중에 쓰레기처럼 버려질 수 있다"고 재치있게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외벌이 중인 남편 A씨는 보통 아침 7시 50분에 출근해서 저녁 9시쯤 퇴근해 돌아온다.
집에 오면 피곤하고 체력적으로 힘에 부쳐 육아에 더 참여하고 싶지만 마음 같지 않은 상태다.
A씨는 "아내가 출산하고 4개월 되긴 했지만 전업주부니 가사는 도맡아 했으면 좋겠는데 이틀에 한 번꼴로 아침마다 쓰레기봉투를 버리라고 시켜서 귀찮다"고 고민을 토로했다.A씨가 "아침에는 바빠서 싫다"고 해봤지만 아내는 그럼 퇴근하고 버려도 된다고 했다는 것.
A씨는 "전업주부가 하는 일이 가사일인데 왜 꼭 출근하는 사람에게 시키는 것이냐"면서 "아이 때문에 그렇다는데 정말 아침 8시부터 밤 9시까지 쓰레기봉투 버릴 틈이 없느냐"고 네티즌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어 "아이 때문에 쓰레기봉투 버리기 힘들다면 아기를 잠시 침대에 두거나 업고 버리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A씨는 이 같은 질문을 올린 후 네티즌들로부터 "출산 4년 뒤에 이런 얘기 하면 들어주겠는데 4개월에 하기엔 미친 소리다", "본인은 12시간 일하면서 밥도 챙겨 먹고 화장실 가고 싶을 때 볼일도 잘 보고 집에 가면 밤에 잠도 잘 자지 않나. 아기 엄마들은 24시간을 신경 곤두세우고 30분씩 쪽잠 자면서 화장실 큰일 보는 것도 눈치 봐가며 한다", "어차피 나가는 길인데 1~2분 버릴 시간도 없나. 남편 보고 밥을 하라 했냐 청소를 하라 했냐 애 업고 출근하라 했냐? 나도 사회생활하는 중이라 힘든 건 아는데 갓난쟁이 보는 것보다야 힘들겠나", "전업주부는 일 안 하는 사람이지 백일 갓 넘은 아기를 돌봐야 하는 엄마는 전업을 할 수가 없다", "육아의 ㅇ도 모르니 4개월 된 아기를 놓고 쓰레기 버리러 가라는 말이 나오지. 진심 욕이 육성으로 터진다", "4개월이면 못 버린다. 그냥 몸이 24시간 만신창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기가 너무 어려 혼자 두고 쓰레기 버리러 가는 건 안되고 업고 가는 건 더운 계절이기는 하지만 하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왕이면 나가는 길에 쓰레기 좀 버려주고 가는 게 힘든 일인가"라고 십자포화 당했다.한 네티즌은 "쓰레기 버릴 시간 찾지 말고 아내에게 밥 먹을 시간 있는지를 물어봐라"라고 일침을 가했다.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A씨의 고민 토로에 대해 "많은 부부들이 가사.육아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경우는 가정경제를 위해 남편의 휴식도 보장 되어야하고 아내의 가사.육아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지가 고민이 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행복한 가정을 위해 부부의 고정 역할은 없다. 서로가 양보하고 잘하는 일을 우선하고 힘든 일을 분담해서 가족공동체의 가정경영을 잘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참고로 출산 초반 육아기는 육아.가사로 인해 엄마가 제일 힘든 시기이며 쓰레기 버리기.청소 등 힘쓰는 가사일은 아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 리 대표변호사는 "이 경우에서 남편은 자신이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집안일은 당연히 전업주부인 아내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데 부부는 서로 협조할 의무가 있으므로 아내가 남편이 밖에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내조를 해야 하고 남편도 집안일에 최대한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고로 저 또한 아무리 바빠도 쓰레기 버리는 것 정도는 당연히 하고 있다. 사실 남자들이 바깥 직장일로 시달리고 집안일까지 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아내 또한 남편의 이런 어려움을 이해해 주고 배려해 줄 필요가 있다"면서 "하지만 남편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집안일을 할 수 있다. 아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남편도 더 일을 잘 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나. 나만 힘들다고 불만갖고 쓰레기 안 버리려 다투다간 나중에 쓰레기처럼 버려질 수 있다"고 재치있게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