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우즈 "세리나가 전화할 거예요"

메이저대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 건재를 알린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내가 있었던 자리에 지금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축복받았다"며 기뻐했다.

우즈는 23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1)에서 끝난 메이저대회 디 오픈에서 공동 6위를 차지했다.한때 최종 4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리기도 했으나 11번홀(파4) 더블보기와 12번홀(파4) 보기에 발목을 잡혀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통산 79승, 메이저 14승 등 화려한 기록을 쌓은 우즈에게는 우승컵만이 만족을 주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허리 부상으로 생긴 오랜 공백을 딛고 다시 일어난 지금은 공동 6위에도 "축복"이라는 소감을 남길 정도로 인식이 바뀌었다.PGA 투어 닷컴과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우즈는 경기 후 "나에게 약간 화가 났다"고 말하면서도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에게서 전화가 오고 그와 통화를 하면 상황을 이해하고 정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이저대회 23승에 빛나는 '테니스 여왕' 윌리엄스는 지난해 9월 딸을 낳고 올해 3월 코트에 복귀했다.

지난 14일에는 영국 런던 윔블던에서 열린 메이저대회인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안젤리크 케르버에게 패배해 준우승을 거뒀다.우즈는 이 경기를 직접 찾아 윌리엄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우즈는 "세리나는 아마도 나에게 전화를 해서 이런 경험에 대해 말할 것"이라며 "세리나는 출산한 지 얼마 안 됐고, 윔블던 대회 결승에서 졌다.

이는 넓은 시각으로 보면 나와 똑같은 상황이다"라며 동병상련을 느꼈다.이어 "이곳이 나를 조금 힘들게 한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내가 있던 곳에 지금 있다는 것으로도 나는 축복받았다"고 자신을 위안했다.

우즈는 4번홀(파4)에서 버디 퍼트를 넣었을 때는 주먹을 불끈 쥐고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V)' 표시를 하기도 했다.

18번홀 그린 뒤에서는 딸 샘(11), 아들 찰리(9)와 포옹을 했다.

우즈는 "아이들에게 노력했다고 말해줬다.

'너희는 아빠가 열심히 노력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아이들이 특별한 포옹을 해줘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은 이 대회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내가 여기에 돌아와서 얼마나 좋은지 알고 있다"며 "아이들이 그동안 봐온 나의 모습은 고통뿐이었다.

이제 아이들은 그저 나와 축구를 하고 싶어한다.정말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