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수요 둔화 전망…부품주 투자전략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 부품주들이 수요 둔화 우려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품 가격이 상승하거나 차별화된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3일 오후 1시28분 현재 애플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전 거래일보다 6500원(4.10%) 내린 15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비에이치와 인터플렉스가 3~6%대 떨어지고 있다.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부품을 생산하는 파트론, 서울반도체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관련 기업인 삼성전기, 삼화콘덴서 등도 1%대 약세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출하량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S9플러스의 판매 부진으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바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마트폰 업황은 명백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중국 제조사들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올해 갤럭시S9 출하량은 연초 예상치가 4000만대였으나 3500만대 달성도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그는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삼성전자의 경우 전년 대비 4~8% 감소할 전망이고 LG전자 역시 10~20% 역성장할 전망"이라며 "아이폰의 출하량도 부진한 업황을 감안하면 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업황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올 하반기 출시되는 애플의 신규 스마트폰 모델의 경우 화면 크기를 제외하면 획기적인 사양 변화가 없어 관련 종목의 상승 모멘텀이 예년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아이폰X'과 달리 하반기 신모델에 대한 기대치는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낮은 상황"이라며 "화면 사이즈 확대를 제외하면 하드웨어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고 비싼 가격과 스마트폰 교체주기 확대가 부담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평범한 사양을 고려하면 애플의 신제품에 대한 부품 업체들의 투자는 계절성에 따른 트레이딩(단기매매) 이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며 "아이폰이 출시되는 9월까지 관련 종목들에 기대감이 반영된 후 차익실현하는 시나리오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MLCC와 트리플 카메라 등 업그레이드 되는 스마트폰 부품주의 경우 차별화된 흐름이 기대되고 있다.MLCC 업황은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호황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을 점쳐지고 있다. 최근 MLCC를 수동부품 제조업체에서 구매해 전자제품 수탁제조(EMS) 업체에 판매하는 유통상들이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업체에 유리한 국면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올 하반기와 내년의 실적 개선 여부가 (스마트폰 부품주) 주가 방향성의 핵심"이라며 최선호주로는 스마트폰의 업황 부진에도 성장이 가능한 IT 부품기업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 차선호주로는 비에이치를 제시했다. 관심종목으로는 와이솔과 파트론을 꼽았다. LG이노텍은 3차원(3D) 센싱 모듈, 트리플 카메라, 3D 카메라등 도입으로 인해 기회 요인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은 "MLCC 업황과 트리플 카메라 도입 이벤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삼성전기가 최선호주"라며 "내년 삼성전자와 애플이 트리플카메라를 공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할 전망인 가운데 애플보다는 삼성전자와 중국 기업 관련 모듈 업체들에게 수혜가 나타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LG이노텍은 애플 신모델 출시 전 단기 매매 전략이 도움이 되는 시기이고, 서울 반도체는 매출 성장과 비용의 엇박자가 반영되는 시기이나 조정 국면은 종료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