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0% 수수료' 논란…"카드사 부담만 늘어날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카드업계의 수수료 인하 논란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의무수납제 폐지 검토에 이어 수수료를 '0%대'로 내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서다. 혜택을 누리던 금융소비자에게도 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업계에선 "결국 카드사가 비용을 다 떠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여당과 금융당국은 현재 0.8~1.3% 수준인 중소·영세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을 1% 미만으로 내리는 것을 골자로 한 '신용카드 수수료 종합 개편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1.3% 수준인 연매출 5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를 1% 밑으로 낮추고 0.8%인 영세 가맹점(연매출 3억원 이하)의 수수료는 0%대 초반으로 내린다는 계획이다.

카드 이용으로 직접적인 혜택을 보고 있는 소비자도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주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편익은 여러 계층이 누리고 있고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건 신용카드 사용자"라며 "사용자와 가맹점, 카드사, 정부 등 모든 수익자가 부담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카드 이용자가 비용 부담에 나서야 한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힌 셈이다.

금융업계 안팎에선 가맹점이 내고 있는 조달비용·대손비용·마케팅 비용 등을 카드사가 분담하면, 카드사들이 이 비용을 연회비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돌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간접적으로 소비자에게 카드 이용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결국 카드사에 비용을 전가한 후 '알아서' 소비자에게 떠넘기라는 것인데, 이는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최근 금융당국은 카드사가 고객에게 쓰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지속적인 압박을 넣고 있다. 이 상황에서 카드사가 연회비 인상 등의 정책을 시행하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결국 카드사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연회비 인상으로 얻을 수 있는 추가 이익에 비해 손해가 더 크다'며 실제 연회비를 올릴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결국 비용을 카드사에 전가하겠다는 뜻"이라며 "고객 불만을 고려하면 연회비 인상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