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1조원 시장 정조준…‘네트워크 블록체인’ 공개

KT, 블록체인 기술 AI·5G 등에도 접목
2019년까지 10만 TPS 달성목표
기존 인터넷 서비스에도 적용 예정
사진=KT
#A씨는 집을 비울 때가 많아 웹캠을 사용한다. 예전엔 해킹 걱정에 안 쓰는 사람이 많았다지만 A씨는 걱정하지 않는다. 또 메일 확인을 위해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지만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는다. 자동으로 로그인되어 메일을 확인하니 구청에서 주민투표를 통해 쓰레기 수거일을 어느 날짜로 할지 블록체인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투표를 마치고 A씨는 시장에 나가 지역화폐로 장을 보고 돌아온다.

# 수요관리사업(DR)에 참여 중인 B공장은 최근 수익이 늘었다. 블록체인 기반 감축 계약 용량 거래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반 감축 계약 용량 거래 시스템은 사전에 매도-매수 조건을 입력해 두면 감축 용량 초과 및 부족 분을 자동으로 거래해주어, 오늘처럼 납기일이 미뤄져 공장 운영을 늦출 수 있는 날, 추가로 전력을 감축하고 그 것을 판매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이는 KT 블록체인이 변화시킬 대한민국의 미래 생활 모습이다. KT는 24일 오전 10시 광화문 KT 빌딩에서 ‘블록체인 사업전략 기자설명회’를 열고 ‘네트워크 블록체인’을 공개했다.

KT는 1조원 블록체인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블록체인을 인공지능(AI)과 5G(5세대 이동통신) 등 KT의 5대 플랫폼과 유무선 네트워크에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퍼블릭 블록체인은 처리속도와 용량이 낮아 사업화에는 부적합하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비공개 데이터 관리로 인해 투명성이 낮으며 소규모 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보안성이 낮은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KT는 전국에 위치한 초고속 네트워크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노드를 구축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성능과 신뢰라는 두 가지 장점을 동시에 갖게 됐다.KT 블록체인은 2019년 말까지 최대 10만 초당 거래량(TPS)의 성능을 구현할 예정이다. 현재 KT 블록체인의 성능은 2500 TPS이다.

KT는 올해 말까지 1만 TPS를 구현하고, 2019년 말까지 10만 TPS를 달성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수직적 블록 검증 방식에서 벗어나 동시다발적으로 검증 가능한 병렬 방식을 사용하는 차별화된 알고리즘을 KT 네트워크와 결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KT는 설명했다.
KT블록체인 특징/자료=KT
또 KT는 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인터넷 서비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IP가 아닌 고유 ID기반의 네트워킹을 통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사용하면 블록체인 고유 ID가 모든 연결에 대한 인증을 대신 제공할 수 있고 IP를 네트워크 단에서부터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기존 IP 인터넷에서의 해킹과 개인정보 도용이나 분산서비스공격(DDos)와 같은 공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특히 최근 IP기반 웹캠 해킹으로 원격에서 집안을 훔쳐보고 동영상 거래 사이트에 해당 영상을 유통시키는 등 사물인터넷(IoT) 해킹 범죄가 증가하고 있지만, KT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 고객은 보안걱정 없이 안심하고 IoT 제품을 사용할 수 있어 전반적 IoT산업 활성화도 기대된다.

KT는 유무선 인프라,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 그리고 5대 플랫폼 사업 영역(미디어, 에너지, 금융, 재난, 안전, 보안, 기업, 공공)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사업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겠다고 밝혔다.

KT는 블록체인을 공공, 정책참여, 건강 등의 분야에 적용한다. 먼저 KT는 해킹 및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본인인증 기술을 적용한 블록체인 지역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소비를 살려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고 음성적 유통 등을 근절해 자원의 선순환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KT는 블록체인을 차세대 기술인 빅데이터, 로밍, AI 등에도 접목하여 글로벌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KT 블록체인을 로밍에 적용하면, 통신사간 로밍 서비스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통신사간 교환하는 사용내역 데이터를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으로 각각 자동으로 검증·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오류가 없다면 실시간 정산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KT는 아시아 최대 통신사업자 협의체를 통해 일본 NTT도코모와 중국의 차이나모바일과 협의해 블록체인 기반 로밍을 타진해 왔다.
KT 블록체인 성능/자료=KT
향후 KT는 이들과 지속 협력해 연내에 블록체인 로밍을 상호 검증한 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나아가, 이 블록체인 로밍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화를 GSMA를 통해 추진함으로써 전세계적으로 더 확산시킬 계획이다.

지난 6월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발전전략’에 따르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이 2017년 500억에서 2022년까지 약 1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추산한 바 있다.

KT는 이날 발표를 통해 차별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방과 관련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산업 전 영역의 발전을 촉진함으로써 2022년까지 국내 블록체인 시장 규모를 과기부의 예측규모인 1조원까지 성장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김형욱 KT 플랫폼사업기획실 실장은 “KT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ICT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블록체인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앞으로도 KT는 블록체인 기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여 국가 산업발전과 국민생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