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우버 별명 싫어… 교통 넘어 '만능 앱'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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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승차공유 1위 그랩 탄후이링 COO“한때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많이 불렸는데 이제 그냥 ‘그랩’이라고 해 주세요. 동남아에서 우릴 넘어설 경쟁자는 없습니다.”
음식·결제·배송·유통 등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
경쟁자 우버 철수했지만 기술혁신 늦추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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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랩은 최근 ‘그랩 플랫폼’이라는 이름의 개방형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기업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개방해 교통, 물류, 결제, 인증, 메시징, 매핑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한다는 의미다. 동남아 최대 식료품 배달업체 해피프레시와 제휴해 쇼핑 서비스를 추가했고 뉴스 콘텐츠도 집어넣었다. 탄 COO는 “더 이상 교통에만 머물지 않겠다”며 “오픈 플랫폼 전략에 따라 여러 파트너가 우리 위에 올라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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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경쟁자였던 우버는 올 3월 그랩 지분 27.5%를 확보하기로 합의하고 동남아에서 철수했다. 현지에선 경쟁이 사라져 요금 인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탄 COO는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버가 아니라고 해도 소비자들은 우릴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서비스를 훤히 알고 있어요. 그랩은 지난 6년 동안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 성장해 왔고 시장의 경쟁은 지금도 매우 치열합니다.”
그랩은 현대자동차, SK, 도요타, 혼다 등 국내외 전통 대기업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다. 탄 COO는 “밸류체인을 강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제휴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며 “더 뛰어나고, 더 빠르고, 더 스마트한 파트너가 끊임없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세계 유니콘 스타트업의 경영진 가운데 여성은 흔치 않다. 여성 창업자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솔직히 여자라는 점을 나 자신도 회사도 전혀 신경 쓴 적 없다”고 했다.
홍콩=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