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과제' 조기 달성한 우리금융… 하반기엔 지주사 설립에 총력
입력
수정
지면B5
다시 뛰는 금융지주우리은행은 손태승 행장이 지난해 12월26일 취임 당시 강조한 7대 경영과제를 조기달성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업계 평가를 받는다. 손 행장은 올해 주요 경영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디지털금융 혁신 △생산적·포용적 금융 주도 △지주사 전환 본격 착수 △소통과 화합 행보 △인사제도 혁신 등 7개 혁신과제를 선포한 바 있다.
상반기 순익 1조3000억 달성
해외부문·자산관리 부문 급성장
차세대 시스템 구축 등
디지털 금융 대폭 강화
내년 1월 금융지주 출범 예정
M&A 등 기업가치 극대화
◆수익 기반 확보·글로벌 확대 등 과제 완수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 측면에서 우리은행은 가계·중소기업·대기업 대출의 균형 잡힌 성장을 통해 지난 상반기 1조305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해외·투자은행(IB)·트레이딩 등 글로벌 부문과 자산관리 부문의 손익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전체 손익의 40% 이상을 달성했다. 또 단순한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을 탈피하고 글로벌과 자산관리 부문 역량을 강화하며 수익 기반을 확고히 했다는 것이 은행업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손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우리은행은 지난 상반기 캄보디아 WB파이낸스 인수에 성공했고, 25개국 413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국내 은행 중 최초로 글로벌 20위권(해외 네트워크 기준)에 진입했다. 네트워크 확대와 동시에 한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하면서 현지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도 얻었다.디지털금융 강화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은행은 기존 영업지원부문 소속의 디지털금융그룹을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국내부문에 전진 배치했다.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며 4차 산업혁명 주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차세대 시스템은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편의성, 효율성, 보안성 향상에 주안점을 둔 핵심 시스템이다. 우리은행은 약 3년간 10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해당 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시스템 속도 향상을 통한 고객 대기시간 감소, 빅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한 고객별 맞춤상품 제안, 보안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한 금융사기 예방 등에 앞장선다는 목표다.
한편으로는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 큰 금융’이라는 차별화된 브랜드를 앞세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혁신벤처기업을 지원하고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에 앞장서왔다.동시에 지주사 전환에 본격 들어감으로써 우리은행이 선도적인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시중은행 중 유일한 은행 체제로 비은행 및 글로벌 확대 제약 등 시장경쟁에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지주전환을 위한 이사회 승인을 받았고, 현재 지주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직원 화합과 영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 도입 △내부혁신 태스크포스(TF)를 통한 인사원칙 및 기준 정립 △신입사원 채용 규모 대폭 확대 등 회사와 사회에 동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과제를 지난 상반기에 완수했다.
◆하반기 핵심은 성공적인 지주사 전환우리은행의 하반기 중점 과제는 성공적인 지주사 전환이다. 인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9월에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 확정 및 소집공고를 진행한 뒤 12월에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다. 최종적으로 내년 1월부터 우리금융지주가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계열사 간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지주로 전환하면 은행체제에서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됐던 출자한도가 레버리지 효과로 약 7조6000억원 증가해 인수 여력이 대폭 확대된다.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자산운용, 캐피털 등 수익성이 높은 금융회사를 인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증권, 보험 등 대형사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와 고객 니즈의 충족, 시너지 확대 관점에서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자 매력을 올리고 기업가치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글로벌과 디지털 시장도 꾸준하게 공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유럽연합(EU) 지역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독일) 법인 신설을 추진하고, 인도시장 강화를 위해 국내 은행 중 최초로 현지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이미 진출한 동남아시아 핵심거점 지역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얀마를 대상으로 ‘유기적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고객에게 밀접한 디지털화를 추진해 고객의 편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업점 디지털 서식 및 전자서명 등의 기술을 도입하고, 은행 내부적으로는 후선업무를 축소해 고객 입장에서 더 빠른 은행업무가 가능하도록 할 전망이다. 한편으로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한 상품·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출시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사회적책임 강화하는 우리은행
핀테크 육성, 벤처캐피털 투자 확대, 고용창출·서민금융 지원 등 다변화
우리은행은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포용적 금융, 생산적 금융, 신뢰의 금융을 실천하는 ‘더 큰 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면서 100대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이를 통해 혁신기업 지원과 서민 및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핀테크(금융기술) 기업 육성이다. 우리은행은 자사 디지털 전략과 연계해 혁신벤처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위비핀테크랩을 2016년 8월 오픈해 최근까지 총 17개사를 육성했다. 현재 1·2기 위비핀테크랩의 혁신벤처기업은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등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제3기 5개 업체를 추가로 선발해 최신 유망 기술분야별로 다양한 업체를 육성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속적으로 핀테크랩을 확대하고 입주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보다 긴밀한 교류와 협력이 가능한 디지털 엑셀러레이터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 혁신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벤처캐피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출자한 총 9개 VC펀드의 총 규모는 8000억원 수준으로 은행권 중에 가장 크다. 해당 펀드는 향후 약 200~250개의 벤처기업에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청년실업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창출·고용안정화 기업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보험,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을 도입한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최대 연 0.4%포인트 우대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일자리 창출과 유망기술창업기업 지원 등을 위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500억원을 특별출연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396억원을 특별출연해 보증료 우대, 협약보증대출 등 2조원의 금융지원을 했다.
서민금융 지원도 우리은행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시중은행 최초로 현재 7~8% 수준인 가계여신 연체가산금리를 3~5% 수준으로 최고 4%포인트 인하해 업계 주목을 받았다. 아울러 대표적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작년에만 4800억원 규모로 취급하며 전년 대비 94% 이상 확대했다. 이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이다.
올해에도 새희망홀씨대출, 사잇돌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상품을 7000억원으로 확대해 서민금융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동시에 서민금융 지원 확대를 위해 해당 상품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점을 ‘우리희망금융플라자’로 선정하고 서민대상 자산관리 및 채무재조정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해당 점포는 서민지원의 거점점포 역할을 하게 된다.다문화 자녀와 소외계층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이주여성을 비롯한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우리다문화장학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