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유가 상승… 6월 교역조건 3년7개월 만에 최악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상승에 수입금액지수 상승
북미 완성차 수출 여전히 부진…11.4% 감소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교역조건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지난달 수출 1단위로 살 수 있는 수입품 양이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어졌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8년 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3.29로 작년 동월보다 7.3%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떨어졌다.6월 지수는 2014년 11월(92.40)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전년동기비 하락폭도 2012년 4월(-7.5%) 이후 6년여 만에 가장 컸다.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한다.수출 단가가 떨어지거나 수입 단가가 오르면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하락한다.

교역조건 악화는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탓이 컸다.

지난달 지수의 기준이 되는 5월 국제유가가 1년 전보다 46.7% 뛰었다.석유는 수입 후 반입하는 데 한달 가량 걸리는 탓에 이달 수입한 것을 다음 달에 사용한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46.03으로 0.4%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3월부터 시작된 상승세를 4개월째 이어갔다.

하지만 상승폭은 5월 7.8%에서 쪼그라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상승폭이 둔화한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교역조건 방향성을 하락세로 보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수출물량지수는 156.53으로 1년 전보다 8.3%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는 2월 0.9% 하락했으나 3월 이후 매달 상승폭을 키웠고, 5월에는 13.4%나 올랐다.

하지만 6월에는 상승폭이 다시 줄었다.

세부적으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은 집적회로와 저장장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작년 동월보다 24.7% 늘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은 유가 상승 영향으로 16.3% 증가했다.

그러나 수송장비는 7.0% 줄어들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송장비는 지난달 4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5월에는 자동차 부분품 수출이 좋았다"며 "북미·미국 완성차 시장은 아직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북미 완성차 수출물량은 1년 전보다 11.4% 감소했다.

수출금액지수는 142.22로 14.0%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71.1%), 전기 및 전자기기(19.2%), 목재 및 종이제품(19.2%)이 지수 상승을 맨 앞에서 이끌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31.22로 1.8% 떨어졌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포함한 일반기계 수입물량은 작년 6월보다 22.7% 줄었다.

지난해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이 전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환경 규제 때문에 중국산 철강 수입이 감소한 영향으로 제1차금속제품 수입물량도 7.4% 감소했다.

수입금액지수는 127.80으로 11.6% 상승했다.유가상승 탓에 석탄 및 석유제품이 55.9%나 뛰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