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 출발부터 인선 잡음… 일부 위원 전과

김대준 비대위원,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공천 신청
'책임과 혁신' 슬로건…"현장서 매 맞으며 말씀 듣겠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가 25일 출범 첫날부터 삐걱대고 있다.전날 확정된 비대위원 중 일부 위원의 자격 논란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총장 경력으로 영입된 김대준 위원은 2008년 음주운전, 2013년 주거침입, 절도, 공동공갈 혐의 등으로 각각 입건되는 등 2건의 전과 기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었다는 사실도 알려진 상태다.김 위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광역의원 공천을 신청했다가 예비경선(컷오프)에서 탈락했다.

민주당 공천 심사 당시 김 위원의 전과 기록이 문제가 됐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따라 비대위원 '부실 검증'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당장 당 일각에서는 "비대위원은 평시 지도부의 최고위원과도 같은 자리인데, 제대로 된 검증도 없이 전과기록이 있는 사람을 지도부에 들일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김 비대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김 비대위원의) 컷오프 사실과 불미스런 일이 있었다는 건 알았는데 어떤 내용인지는 몰랐다"며 "그런 부분은 사연을 자세히 알아봐야겠지만, 소상공인을 아무나 모실 수 없으니 사무총장 하신 분을 모셨다"고 답했다.김 위원장은 김 비대위원의 민주당 당적 논란에 대해선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당, 민주당을 따질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컷오프 당한 이유는 전과 때문이 아니라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과 이력에 대해선 "음주운전은 10년 전 일인데 변명할 여지가 없고 반성한다"고 했다.

다만 2013년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입건된 데 대해서는 "2011년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일할 때 조합원 1천600명의 공동자금 4천만원을 사기꾼에게 날린 일이 있었고 이후 사기꾼을 쫓아다니며 잡는 과정에서 누명을 썼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비대위 첫 회의에서 '책임과 혁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배현진 비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보여주기식 쇼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매 맞을 것은 맞고 말씀을 듣는 자세를 보여주겠다"며 "현장에서 청취하는 이야기는 당의 새로운 가치와 좌표 설정에 반영할 것이며 속도감 있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은 "한국당이 국민의 신망을 잃게 된 배경을 국민으로부터 직접 듣는 일을 할 것"이라며 "무엇이 잘못됐는지 따가운 소리를 듣고 같이 생활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