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진 금융지주 증권사들
입력
수정
지면A23
KB·NH證·신한·하나금투, 그룹내 실적 기여도 높아져금융그룹 소속 증권사들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25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4대 금융지주와 계열 증권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들의 순이익과 그룹 내 기여도가 올라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거래대금이 증가하며 위탁매매 수입이 늘고, 투자은행(IB)부문이 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신한금투, 상반기 순익 95% 증가
NH證, 그룹내 순익 비중 선두
위탁매매 수입 늘고 IB부문 호조
◆순이익 증가율 1위는 신한금투금융지주 소속 증권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18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9% 늘었다. 2016년 순이익(115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그룹 내 비중도 지난해 7.26%에서 10.20%로 증가했다. 2년 전(4.16%)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커졌다. 하나금융투자(83.5%·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와 KB증권(67.9%)도 이익이 크게 늘었다.
그룹 내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꼽혔다. 아직 농협금융지주의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NH투자증권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어 30% 이상의 순이익 비중을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4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7% 늘었다.하나금융투자의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7.18%에서 8.16%로 증가했다. KB증권이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8%로 지난해 8.20%에서 소폭 감소했다. 증권의 순이익은 늘었지만 은행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기여도는 줄었다.
◆위탁매매·IB 동반 성장
상반기 주식 거래대금이 늘어난 것이 증권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식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5조6210억원이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5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570억원)보다 72.5% 급증했다.
새로운 수익원으로 꼽히는 IB부문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유상증자, 인수금융 등 전통적 IB부문뿐 아니라 국내 부동산(나인원 한남) 브리지론(임시 자금대출)과 해외 부동산(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빌딩)을 재판매하는 등 부동산 금융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판교 알파돔시티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한 신한알파리츠를 주관하는 등 글로벌&그룹 투자은행(GIB) 사업부문이 성장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모바일 플랫폼인 토스와 협업해 50만 명 이상의 새 고객을 모집했고, 직접 운용하는 헤지펀드를 강화해 운용잔액이 2조원에 육박하는 등 신규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하반기 글로벌 경기둔화가 뚜렷해지면 증권업의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과 내수경기 위축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 추세로 최근 위탁매매 수익,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물량, 상품운용수익 등이 감소하고 있다”며 “대체투자, IB 등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