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 교수팀, 한국인 맞춤형 유도만능줄기세포주 구축

국내 연구팀이 한국인에게 면역 거부 반응 없이 이식할 수 있는 유도만능줄기세포주를 구축했다. 맞춤형 세포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한층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차의과학대는 송지환 의생명과학과 교수팀(사진)이 한국인 맞춤형 유도만능줄기세포주(iPSC)를 구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분야 국제학술지인 스템셀 온라인판에 실렸다.송 교수팀은 제대혈의 인간백혈구항원(HLA)을 하플로타입별로 스크리닝해 한국인에게 빈도 높은 제대혈 10종류를 선정했다. 이를 통해 iPSC를 제작했다. 이론적으로 이번에 만든 iPSC는 한국인 41.7%에게 면역거부반응 없이 이식할 수 있다.

iPSC를 환자 체세포로 만들면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확률이 낮다. 그러나 환자에게서 뽑은 체세포를 iPSC로 배양하고 이식하는 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송 교수팀이 만든 iPSC를 활용하면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HLA 하플로타입별로 iPSC를 배양해 여러 세포로 분화시킨 뒤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송 교수팀이 이번에 제작한 10종의 세포주는 HLA 하플로타입만 맞으면 대다수 환자에게 이식해도 면역거부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HLA는 사람 간 조직을 구별하는 항원이다. HLA 유형이 다른 사람의 장기나 세포를 이식하면 심각한 거부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HLA 유형은 하플로타입에 따라 결정된다.

송 교수팀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이번에 구축한 세포주가 일본, 중국 등 대다수 아시아권 사람들에게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한국인 상위 10종의 세포주 중 일본인과 일치하는 세포주는 6종, 중국인은 5종이었다.

송 교수는 "iPSC를 이용한 맞춤형 세포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며 "HLA 하플로타입의 유사성을 토대로 일본 중국 미국 영국 등 다양한 국가와 협력하면 국제적 차원에서의 유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