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vs유럽 무역전쟁 끝났다?… WP "속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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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고율관세 현재형…EU의 美LNG 수입확대도 현실성 의문
EU자동차 겨냥 관세의지 여전…변덕스러운 트럼프 기질도 불안요소"트럼프발 무역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엔 너무나 이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5일(현지시간) 무역갈등 완화에 합의하자,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무역전쟁을 멈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게재한 분석 기사의 제목이다.
앞서 두 사람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EU는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은 EU가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관세부과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 대한 자기 생각을 갑자기 바꿨다고 보기에는 회의적인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먼저 신문은 미국과 EU간 무역적자가 여전함을 짚었다.
특히 융커 위원장이 "EU는 더 많은 미국산 콩과 LNG를 구매하겠다"고 말했지만,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처럼 그에게는 민간기업에 이를 강제할 힘이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여기에다 그런 추가 구매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난해 미국이 EU와 무역에서 기록한 1천10억 달러(약 113조291억원)의 무역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두 번째로는 미-EU 무역전쟁을 촉발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자회담 뒤 발표된 성명은 이 문제에 대해 "양 측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만 적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LNG의 '거대한 구매자'가 될 거라고 말했지만 그런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가스관을 통해 옮기는 비용이 매우 낮아서 미국산 LNG보다 쉽게 저가로 팔 수 있다.
유럽의 LNG 재(再)가스화 시설들이 생산량의 4분의 1 정도 비율만 가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새로운 가스관 건설로 카스피해에서 남부 유럽으로 그리고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가 운송될 것이라는 점도 신문은 지적했다.여기에 양측간 비(非)자동차 제품에 대한 무관세·무보조금 노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추진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단된 범대서양 무역투자협정(TTIP)과 상당 부분 유사한 측면이 많은데, 단지 달라진 점은 미국산 대두 수입확대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TIP를 수용할 준비가 됐느냐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회의적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WP는 또 융커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공식 성명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신문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나라의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계속 중이며, 앞으로 몇 주가 더 걸릴 이 조사가 끝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손쉽게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경제 고문들도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2천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부과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무역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여온 표변하는 모습도 이번 합의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밝혔다가 EU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 관세부과를 유예했을 때 많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에 그리 열성적이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일부로 EU와 캐나다·멕시코산 철강에 실제로 관세 폭탄을 터뜨리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은 중국에 대한 관세 정책이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대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칭찬했다가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에 대해 비판하자 "정직하지 못하고 나약하다"고 공격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세게 때리기 전에, 무엇을 내놓을지를 보기 위해 사람들을 테이블로 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연합뉴스
EU자동차 겨냥 관세의지 여전…변덕스러운 트럼프 기질도 불안요소"트럼프발 무역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엔 너무나 이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5일(현지시간) 무역갈등 완화에 합의하자,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무역전쟁을 멈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게재한 분석 기사의 제목이다.
앞서 두 사람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EU는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미국은 EU가 무역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는 추가적인 관세부과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 대한 자기 생각을 갑자기 바꿨다고 보기에는 회의적인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먼저 신문은 미국과 EU간 무역적자가 여전함을 짚었다.
특히 융커 위원장이 "EU는 더 많은 미국산 콩과 LNG를 구매하겠다"고 말했지만,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처럼 그에게는 민간기업에 이를 강제할 힘이 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여기에다 그런 추가 구매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지난해 미국이 EU와 무역에서 기록한 1천10억 달러(약 113조291억원)의 무역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두 번째로는 미-EU 무역전쟁을 촉발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양자회담 뒤 발표된 성명은 이 문제에 대해 "양 측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고만 적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전히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미국산 LNG의 '거대한 구매자'가 될 거라고 말했지만 그런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가스관을 통해 옮기는 비용이 매우 낮아서 미국산 LNG보다 쉽게 저가로 팔 수 있다.
유럽의 LNG 재(再)가스화 시설들이 생산량의 4분의 1 정도 비율만 가동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새로운 가스관 건설로 카스피해에서 남부 유럽으로 그리고 러시아에서 독일로 천연가스가 운송될 것이라는 점도 신문은 지적했다.여기에 양측간 비(非)자동차 제품에 대한 무관세·무보조금 노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추진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중단된 범대서양 무역투자협정(TTIP)과 상당 부분 유사한 측면이 많은데, 단지 달라진 점은 미국산 대두 수입확대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TIP를 수용할 준비가 됐느냐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회의적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WP는 또 융커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지만, 이는 공식 성명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는 점도 짚었다.
신문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어느 나라의 자동차 및 부품 수출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있는지에 대한 조사를 계속 중이며, 앞으로 몇 주가 더 걸릴 이 조사가 끝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손쉽게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경제 고문들도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이 2천억 달러(약 225조원) 규모의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부과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무역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보여온 표변하는 모습도 이번 합의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초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밝혔다가 EU를 포함한 많은 국가에 관세부과를 유예했을 때 많은 전문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에 그리 열성적이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일부로 EU와 캐나다·멕시코산 철강에 실제로 관세 폭탄을 터뜨리면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은 중국에 대한 관세 정책이나,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 대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칭찬했다가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에 대해 비판하자 "정직하지 못하고 나약하다"고 공격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것을 내놓으라고 세게 때리기 전에, 무엇을 내놓을지를 보기 위해 사람들을 테이블로 꾀어내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