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본시장에서 주주행동주의는 어디로 향할까

한국자본시장에서 주주행동주의의 영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키로 하면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보유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기업지배구조, 자본구조, 사업전략 등에 관한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하는 모범규준을 뜻한다.

국내 현실에서 스튜어드십 코드의 순기능과 부작용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향후 실적을 전망하여 투자수익을 기대하는 소극적 방식이 아니라 보유한 의결권으로 기업의 경영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하는 주주행동주의가 한국의 자본시장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이러한 주주행동주의에 근거한 흥미로운 사례가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플랫폼파트너스)은 지난 6월 26일 국내 최초의 상장 인프라펀드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인프라)의 주요 주주로서 자산운용사 교체를 요구하는 안건을 토의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줄 것을 이사회에 요청하였다.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가 자산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에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운영보수 및 성과보수를 지급함으로써 주주가치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맥쿼리인프라가 맥쿼리자산운용에 2006년 회사설립이래 지난 12년간 주주 분배금 대비 32.1%에 이를 정도로 과도하게 보수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맥쿼리자산운용을 합리적인 수준의 지급보수를 수용하는 다른 자산운용사로 교체하여 모든 주주들의 주주가치를 현재보다 현저히 개선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이에 맥쿼리인프라의 운용보수 구조가 해외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고, 보수 규모 역시 해외 상장 인프라펀드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맥쿼리인프라 투자자의 투자수익률이 2006년 상장 이후 연 9.2%에 달해 높은 수준의 주주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번 사례는 한국의 토종 헤지펀드가 외국계 회사에 주주행동주의를 내세운 최초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향후 맥쿼리인프라의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결과가 한국형 주주행동주의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건전한 경제 논리로 향후 한국 주주행동주의의 케이스 스터디 사례로 남길 바란다.

김동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