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콘텐츠 앞세워 해외서 '제2 라인' 신화 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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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늘었지만…네이버가 영업이익 감소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동영상 서비스, 인공지능(AI), 웹툰 등 투자 분야가 다양하다.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유튜브를 앞세운 구글 등 해외 인터넷 기업의 거센 공격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매출 20% 증가 1조3636억
영업익은 12% 줄어 2506억
연구개발비는 대폭 확대
올 R&D 비용 20% 이상 늘려
스마트 스피커·IoT에 적합한
동영상·AI·웹툰 집중 투자
3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네이버는 지난 2분기 매출이 1조36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7% 늘었다고 26일 발표했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이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06억원으로 12.1% 줄었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광고, 비즈니스플랫폼, 정보기술(IT)플랫폼, 콘텐츠서비스 등의 수익이 모두 늘었지만 영업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2분기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31.8% 늘어난 1조1130억원에 달했다. AI,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규사업 분야 인력 비용이 많이 들었다. 네이버는 1분기에만 1500명 이상의 AI 등 기술개발 인력을 채용했다.한성숙 네이버 사장(사진)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 유지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우수인재 확보는 가장 중요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글로벌 인재 확보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신규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한 사장은 “지난 2년간 웹툰, YG엔터테인먼트, 딩고, 72초TV 등에 4000억원을 투자했다”며 “스마트 콘텐츠 개발을 포함해 내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최고 R&D 투자비중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연구개발(R&D) 비용을 공개한 211개 기업 가운데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네이버로 24.2%에 달했다. 이는 인텔(20.8%), 페이스북(19.1%) 등 해외 주요 IT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네이버는 올해 R&D 비용을 전년(1조1302억원)보다 20% 이상 늘릴 계획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과거 검색 사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한 시점, 모바일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투자했던 시간과 투자 규모를 고려하면 지금도 여전히 새 제품을 만들기 위한 도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동영상 서비스 강화네이버가 우선 집중하는 분야는 동영상 서비스와 웹툰이다.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한국 내 점유율은 80%가 넘는다. 한 사장은 “하반기에는 블로그 내 동영상을 손쉽게 편집할 수 있는 ‘무비 에디터’를 추가하는 등 동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라이브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V LIVE)’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브이라이브의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는 6월 기준 5500만 건에 이른다.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해외 웹툰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이어간다. 박 CFO는 “네이버가 초기 성장할 때 그랬듯 웹툰 같은 플랫폼의 경쟁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향후 매출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서비스 경쟁력은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한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면 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 신규 플랫폼에 적합한 스마트 콘텐츠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서 제2의 라인(모바일 메신저)과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