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다들 놀라셨죠"… 시민들과 건배 구호로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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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광화문 '깜짝 호프'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퇴근 시간인 오후 7시께 서울 광화문 인근 호프집을 찾은 건 행사 직전까지 참석자들에게 비밀에 부쳐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경제 문제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는 분들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뜻을 밝혀 자리를 마련했다”며 “참석자들의 가감 없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행사 직전 대통령 참석 사실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깜짝 호프 이모저모
안주로 나초·감자튀김 나와
시민들 "대통령 왔다" 환호
참석자엔 10분전까지 비밀로
참석자들은 당초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만남을 제안받고 이 자리에 모였다. 문 대통령이 호프집에 들어서자 참석자들은 일어나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통유리로 된 호프집 밖에는 퇴근길 시민들이 문 대통령을 보고 발길을 멈췄다. 일부 시민들은 “대통령이 왔다”고 환호하며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 테이블에는 맥주와 함께 안주로 나초, 감자튀김이 놓여 있었다.문 대통령은 “다들 좀 놀라셨죠?”라며 “지난 대선 때 국민과 소통하고 퇴근길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무런 메시지를 준비하지 않고 오로지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편하게 말씀해 달라”고 부탁했다.
본격적으로 행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문 대통령은 “건배부터 하시죠”라고 제안했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 이종환 씨가 참석자 대표로 “아끼고 사랑합시다”라고 선창했고,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아싸”를 외치며 잔을 부딪쳤다. 행사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표에게는 “최저임금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자금을 지원하는데 그래도 어려운지”, 취준생에게는 “취업 준비에 한 달에 얼마나 드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 이외에 호프집 밖에 있던 시민들을 안으로 불러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만남이 “청와대에 갇혀 살지 않는 대통령이 되겠다”던 대선 공약 일환으로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급박한 안보 상황으로 기회가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