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北, 한국전 미군 유해 인도…뚜렷한 첫 걸음"

유엔사 "유해 55구 인도…성공적인 임무"…하와이서 신원 확인한 뒤 본토 이송
오산 기지에서 송환 행사…백악관 "북한 행동에 고무…긍정적 변화 향한 계기"
백악관은 27일 북한으로부터 한국전 참전 미군 병사들의 유해를 인도받았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다음달 1일 오산 기지에서 공식 송환 행사를 한 뒤 하와이에서 신원 확인 작업을 거쳐 본토로 이송할 예정이다.백악관은 이날 수송기가 원산을 출발한 직후 낸 성명에서 "전사한 미군 병사들의 유해를 실은 미 공군 C-17 수송기 한 대가 북한 원산을 출발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앞서 미 수송기는 유해 송환을 위해 이날 오전 5시55분 오산 미군기지를 이륙해 북한 원산으로 갔다가 유해를 싣고 원산 갈마공항을 떠나 다시 이날 오전 11시께 오산 미 공군기지로 복귀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번 북한 조치와 북미 정상회담 합의 내용과 관련해 "싱가포르에서 가진 역사적 만남(에서 합의한)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북한 간 관계 개선, 항구적 평화 구축을 달성하기 위한 뚜렷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백악관은 "김 위원장은 전사한 미군 유해를 돌려보내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던 약속의 일부를 이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조치와 긍정적 변화를 향한 계기에 고무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구체적 실천으로 나아간 첫 사례인 이번 조치가 북미 간 '말 대 말'에서 '행동 대 행동'으로 이행하는 과정의 중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가 담긴 언급으로 보인다.

이어 백악관은 "오늘 이뤄진 조치는 북한으로부터의 유해 송환을 재개하고, 아직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약 5천300명의 미군을 찾기 위한 북한 내 발굴 작업이 재개되는 중대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앞서 성조지 등 미 언론은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기념일인 27일 미군 유해 일부를 송환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송환될 유해 규모는 약 55구가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송환 규모와 관련해선 이날 주한 유엔군사령부(UNC)가 북한으로부터 유해 55구가 반환돼 수송기에 실렸다고 확인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사·주한미군 사령관은 "광범위한 협조로 이뤄진 성공적인 임무였으며 이제 우리는 전사한 장병들의 유해가 본국으로 송환되기 전 이들의 명예를 추모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유해는 오산 공군기지에서 며칠간 초기 검사 절차를 거쳐 내달 1일 오산 기지에서 공식 송환 행사(추모식)을 가진 뒤 하와이로 옮겨진다.

하와이에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 실험실이 진주만 히캠 기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곳에서 DNA 테스트 등을 통환 신원 확인 절차가 진행되며 몇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송환된 유해는 신원 확인을 거친 뒤 미 본토로 이송될 예정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한국전 참전 미군 병사들의 유해가 곧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미군 병사들의 유해가 곧 북한을 떠나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면서 "많은 세월이 흐른 뒤 (취해진) 이번 조치는 많은 (미군) 가족에게 위대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국무위원장)에게 고맙다(Thank you to Kim Jong Un)"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