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20년 정도 집권하는 계획 만들어야"

당권주자 3인 주말 득표전

김진표 "국민이 느끼는 어려움엔
사이다가 아니라 소나기 필요"

송영길 "이해찬 의원과 청와대 소통
잘 될거라 보는 사람 적지 않나"
더불어민주당 당권 도전에 나선 이해찬 의원(사진)은 29일 “20년 정도 집권하는 계획을 만들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10년으로는 정책이 뿌리를 못 내리고 불과 2, 3년 만에 뽑히는 것을 경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 대표의 역할로 △문재인 정부 뒷받침 △당 현대화 △남북한 관계 진전 △20년 집권계획 등 네 가지를 제시한 뒤 “공적 생활을 오래 했는데 (당 대표가) 제 마지막 소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로 떨어진 데 대해 “70%대를 유지한 것 자체가 너무 높았던 것”이라며 “당이 뒷받침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추진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에는 “속도가 아니라 인력, 기술, 소득 재분배를 잡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보유세는 올리고 거래세는 낮추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큰 문제점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를 국가주의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한국을 완전히 자유시장주의에 맡길 수는 없다”고 평가절했다. 그는 “자본 역할이 커지고 있고, 전체 흐름을 본다면 국가주의는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다만 김 위원장과의 소통 문제와 관련해선 “김 위원장과 노무현 정부 시절 같이 일했고, 잘 알고 대화도 많이 했기 때문에 좋은 관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가 실패했다는 비판에는 “언론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보다 노무현 정부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필요하면 만나는 것”이라며 “당대표가 된다면 당·정·청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대화가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의 예비경선을 통과한 김진표, 송영길 의원은 이날 친노·친문계의 유력 주자로 불리는 이 의원을 비판하는 데 주력했다. 김 의원은 이 의원 별명이 ‘사이다’인 것을 겨냥해 “국민이 느끼는 민생의 어려움은 사이다 한 잔을 마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폭염 속에 갈증을 해소하려면 소나기 같은 대책과 능력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도 이 의원을 겨냥해 “청와대와 소통이 잘 될 거라고 보는 분이 적지 않느냐”고 했고, 김 의원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식 마인드와 발상으로는 당을 이끌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