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타개 나선 아웃도어… 커피사업까지 진출

아웃도어 시장 급팽창 후
2014년부터 4년째 내리막

K2·블랙야크·밀레 등
골프웨어 사업 잇따라 진출

블랙야크, 커피클릭 인수
커피숍+의류 매장 콜라보

라푸마, 수영복 등으로 확장
블랙야크 K2코리아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4년째 지속되는 아웃도어 시장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스포츠 라인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거나 커피사업 등 전혀 다른 분야로 진출해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블랙야크가 인수한 골프웨어 힐크릭
“등산복 하나만으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을 웃돌다가 2016년 6조원, 2017년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골프웨어·스포츠로 확장

아웃도어업체들이 처음 눈을 돌린 분야는 골프웨어다. 아웃도어 의류에 적용하는 기능성 소재를 골프웨어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랙야크는 올해 3월 일본 골프웨어 ‘힐크릭’과 라이언스 계약을 맺고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K2코리아는 2014년부터 ‘와이드앵글’이라는 골프웨어 브랜드를 생산했고 2015년엔 밀레가 ‘밀레골프’를, 패션그룹형지는 ‘까스텔바쟉’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아웃도어 매출이 부진한 것을 사업다각화를 통해 만회하려는 것이다. K2코리아는 연매출이 2015년 3877억원에서 2016년 3521억원, 지난해 3376억원으로 감소했다. 블랙야크도 같은 기간 5065억원에서 4267억원, 4049억원으로 감소했다.

아웃도어업체들은 최근 20~30대 밀레니얼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캐주얼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영원아웃도어는 노스페이스의 라이프스타일 컬렉션인 ‘화이트라벨’에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백화점에 신규 매장을 열 땐 화이트라벨만 따로 떼어 매장을 냈다. 70여 개 단독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화이트라벨
노스페이스가 평창동계올림픽 공식파트너로 참여한 것도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것이었다. 2011년부터 화이트라벨에 꾸준히 투자해온 영원아웃도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9% 증가한 4254억원을 기록했다. 화이트라벨의 성장 덕분이었다.

아이더도 ‘핏슬레저룩(Fithleisure Look)’이라는 이름으로 스포티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대거 내놓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기능성은 살리되 디자인, 사이즈 등을 스포츠 브랜드의 ‘애슬레저(athletic+leisure: 운동과 여가의 합성어)’룩처럼 만들겠다는 것이다.

◆“영역 확장만이 살길”
아웃도어 업체들의 ‘외도’는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시장이 축소되고 있어서다. 이미 2015년 살로몬, 휠라아웃도어, 할리한센이 사업을 접었고 2016년엔 노스케이프, 잭울프스킨이, 지난해엔 이젠벅, 섀르반 등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철수했다. 올 들어 주요 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이 작년보다 0.2~0.5% 성장하는 데 그치는 상황이다.

블랙야크는 지난 5월 커피 원두 로스팅업체 커피클릭을 인수했다. 단순히 커피숍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의류와 커피음료, 체험형 이벤트 등을 종합적으로 갖춰놓은 라이프스타일 매장을 꾸미기 위해서다.LF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의 제품군을 라이프스타일로 넓히고 있다. 올해 수영복 낚시조끼 원피스 등 그동안 제작하지 않던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라푸마 관계자는 “이젠 아웃도어만으로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판단”이라며 “종합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거나 스포츠, 골프웨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