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 커져… 선진국 위주 분산투자를"

고수 인터뷰 - 이미경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장

자산의 30% 현금으로 보유
시장 상황에 적절 대응 필요

경기 회복세 뚜렷한 미국
일부 유럽 국가에 주목하고

안정성 돋보이는 대출채권
달러 ELS 장기투자 유망
“변동성이 큰 최근 장세에서는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자금이탈 가능성이 커집니다.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원한다면 미국이나 일부 유럽 국가 위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미경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장(사진)은 지난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선별적으로 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이 이끌고 있는 서울 도곡동 도곡스타PB센터는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이 즐겨 찾는 VVIP 프라이빗뱅킹(PB)센터다.

이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중 간 무역갈등이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 지난달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아르헨티나의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 및 자금 이탈이 줄줄이 일어나 하반기 시장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상황이다. 여기에 연말까지 미국 Fed가 최대 두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올해 남은 기간엔 보수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이 센터장은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전체 자산의 30%를 현금으로 보유하면서 시장의 상승과 조정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단기채권에 투자하면서 투자기회를 관망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만기가 3개월인 단기채권은 전반적인 국제 시장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상승과 하락 주기가 짧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을 챙기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상품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추천했다.투자 유망 지역으로 미국과 국내 시장을 꼽았다. 미국은 법인세 인하 등으로 고용지표가 개선되는 추세인 데다 경기가 원활하게 흘러가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주식시장은 미·중 무역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 이상 증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충분히 낮은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돼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내놨다.

추천할 만한 투자상품으로는 대출채권과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을 언급했다. 이 센터장은 “대출채권은 투자 수익률과 기간이 정해져 있고 부동산 담보 설정과 지급보증 등으로 다른 상품보다 안정적이면서 정기예금보다 나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상품”이라며 “달러 ELS는 지금 당장 환차익을 내기엔 어렵더라도 조금이라도 쌀 때 사서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보유하겠다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메리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두 상품은 고액·장기투자 자산가들이 특히 선호하는 투자상품이라고 이 센터장은 덧붙였다.

신흥국 시장 전망이 안갯속이긴 하지만 장기적인 분할투자처로서 일부 시장은 매력이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이 센터장은 “동남아 등 신흥국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에 쉽게 노출돼 있는 구조여서 단기적인 투자처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도 “길게 봤을 때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베트남 등 신흥국이라면 장기적 투자처로 활용할 만하다”고 전했다.가을 무렵에는 브라질 채권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진 데다 오는 10월 예정된 대선·총선 결과에 따라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 센터장은 “헤알화 환율이 많이 떨어져 있고 브라질 채권은 기본적으로 비과세 혜택이 있기 때문에 세금에 예민한 자산가들에게 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