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의 카톡까톡] '할인 브랜드' 이미지 굳힌 아우디폭스바겐

'할인 수입차' 이미지 만들어져
브랜드 신뢰 서서히 다져야
지난 6월 차값 할인으로 수입차 단일 모델 베스트셀링에 오른 티구안.
지난주 자동차 업계 최대 화제는 아우디 A3의 '폭탄 할인' 소식이었다. A3 가솔린 차량 3000여 대가 40% 할인된 가격, 그것도 아반떼 가격에 팔린다는 뉴스가 쏟아졌다.

일부 언론이 A3 할인 차량은 딜러·서비스센터 임직원 전용 상품이라고 보도하자 아우디코리아는 일반인에게도 판매한다고 해명하는 등 시장은 한바탕 떠들썩했다. 아우디가 40% 할인가를 적용해도 현금 구매가 아닌 리스 판매 방식이란 점에서 실제 할인폭은 20% 선에 그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여하튼 자동차 업계를 뒤흔들었던 '디젤 게이트' 충격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시점에서 A3 할인에 보인 소비자들의 빗발친 문의와 관심은 그리 좋은 풍경은 아니었다.

아우디 폭스바겐 딜러들은 올 상반기 영업을 재개했다. 아우디는 주력 세단 A6부터, 폭스바겐은 한국에서 인기를 모았던 파사트와 티구안을 먼저 투입시켰다. 초반 분위기는 할인 효과를 보고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모두 단숨에 수입차 브랜드별 등록대수 상위권에 진입했다.

문제는 아우디 폭스바겐이 스스로 '할인 브랜드'가 돼 가고 있다는 대목이다. A6를 시작으로 파사트, 티구안, 최근의 A3까지 할인 판매를 해오고 있다. 8월 중순 출시 예정인 북미형 파사트(가솔린 모델)도 할인 판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아우디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조작 사태 이후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다. 당장은 신뢰 회복 과정에서 정상적인 영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에 파견된 독일 본사 임원들은 판매 재개와 동시에 빠르게 성과를 내고 싶을 것이다.

차값 할인에 한국 소비자들이 기쁘게 반응하는 것도 아우디 폭스바겐이 할인을 버리지 못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 할인은 앞으로도 같은 그룹 내 폭스바겐의 가격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네티즌들은 "할인해주면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은데 뭐가 문제냐"고 반박한다. 기업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결국은 할인이란 악순환의 굴레에서 못 벗어날지도 모른다.

시장에선 아우디 폭스바겐이 이제 정상 영업으로 차를 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할인에 익숙해져 버린 소비자들은 신차가 나와도 또 할인을 기대하게 된다. 할인 브랜드로 낙인 찍히지 않을려면 할인율 조절은 필요하다. 과도한 할인율부터 없애야 한다. 차라리 할인을 버리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슈테판 크랍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지난 27일 저녁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뢰 회복이 할인 판매와 같은 맥락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