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을 주는 책 … 장자 내편(內編) · 김정탁 지음

[서평] " 무위자연의 삶이 해답이 아닐까”
장자 내편(內編) … 김정탁 지음, 성균관대 출판부 발간


“인생의 목표는 무엇일까.” “인간은 왜 사는 것일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인간이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의문이다. 많은 성인과 철학자, 종교인들이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고 했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상이하고,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글로벌 자본주의 환경 속에 인생살이가 팍팍해진 대한민국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로 고민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이 높아졌지만, 가난했던 옛날보다 살기가 힘들다고 호소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로 잠못 이루는 사람들이 볼만한 신간이 나왔다. <장자 內編(김정탁 지음 · 성균관대 출판부 발간)>은 정년을 앞둔 커뮤니케이션 학자가 소통학적 관점에서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 김정탁 교수(64)는 책 서문 ‘배움(學)과 깨달음(覺)의 사이’에서 “어느새 삶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까 곰곰 생각할 나이가 되었다” 며 “남은 삶을 별 탈 없이 잘 관리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행복이란 걸 실감하고 있다”고 집필 의도를 설명한다.


김 교수는 “이제부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에 대한 해답으로 장자(莊子)의 무위자연(無爲自然)적 삶을 제시한다. 그동안의 목표에 집착한 ‘유위부자연(有爲不自然)한 삶 대신 무위자연에 입각해 남은 삶을 살아보고 싶다고 밝혔다.
무위자연적 삶이란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는 것처럼 자연스런 삶이다. 그러면 삶과 죽음도 분리된 게 아니라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연결되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장자에서 유명한 ‘호랑나비의 꿈’은 사람들이 꿈과 현실의 차이를 느끼지 않는 데서 출발해서 결국 삶과 죽음의 차이도 없다는 걸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을 읽으면 나름대로 느낌이 있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삶을 의미 있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게 ‘장자 내편’의 집필 목적이다.


우리 인간은 분명 이 세상에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 태어났다. 돈, 권력, 명예는 즐겁게 살아가기 위해 혹 필요하질지 모르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순 없다. 즐겁게 삶을 살아가는 가치는 장자에게서 ‘유(遊)’의 개념으로 나타난다. ‘유’는 유유자적하며 노니는 걸 의미한다.
장자는 <양생주>에서 “기름은 땔감이 되어 한 번으로 활활 타고 없어지지만 불씨는 다음 땔감으로 전해져 끝날 줄을 모른다”며 바람직한 삶의 방식을 전했다. “우리는 한 번으로 활활 타고 없어지는 기름과 같은 삶을 살아야 할까요. 아니면 자연으로 영원히 전해지는 불씨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할까요.”


저자가 서문 말미에 적은 이 한마디가 삶에 고민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듯하다.


김정탁 교수는 1985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 교수로 부임해 33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정년을 앞둔 그는 “논어의 시작이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인데 요즘 들어 이를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한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주요 저서로는 <禮와 藝: 한국인의 의사소통 사상을 찾아서> <노장·공맹 그리고 맥루한까지> <소통의 사상가 장자> 등이 있다.


최인한 한경닷컴 이사(일본경제연구소장)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