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권 거점' 수색·증산 재개발 속도 붙는다

'수색역세권 계획' 조만간 발표

사업시행·관리처분 속속 신청
13구역 웃돈 2.5억~2.8억원

수색변전소 일대 통합개발
"2023년까지 지중화 끝낼 것"
서울시는 31일 수색역 일대 광역거점 발전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조만간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 서북권 중심지로 개발될 수색역세권. /한경DB
서울시와 코레일이 서북권 업무·상업 거점으로 수색역세권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수색·증산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에 대한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매물 품귀 현상 속에 지분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사업 진행도 순조로운 편이다. 이달에만 뉴타운 내 3개 구역이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거나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매물 품귀 속 지분 가격 상승
30일 서울 은평구에 따르면 뉴타운 내 사업이 추진 중인 9개 구역 중 수색13구역 재개발조합이 지난 12일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했다. 같은 날 사업 속도가 가장 늦었던 수색8구역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사업 속도에 탄력이 붙으면서 지분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유춘근 원주민공인 대표는 “지난주엔 하루 동안 수색13구역에서 웃돈 2억5000만~2억8000만원이 붙은 매물이 3개나 팔렸다”며 “이제 막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수색8구역도 매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증산5구역도 지난 5일 사업시행변경인가 승인을 받았다. SK건설이 짓는 수색9구역과 GS건설이 공급하는 증산2구역은 올해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구역해제 절차가 진행 중인 증산4구역은 주민 사이에서 다시 조합 설립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은평구에 따르면 추진위원회 구성 2년 내 조합을 설립하지 못하면 구역지정이 해제되는 ‘일몰제’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주민들이 제기한 행정소송 판결이 다음달 10일께 나올 예정이다.
기피시설로 꼽히는 수색변전소도 개발이 추진될 전망이다. 수색8구역과 맞닿아 있는 수색변전소는 앞서 해제된 수색10구역과 함께 ‘수색1존치구역’으로 통합 개발된다. 한국전력이 개발할 수색변전소 부지에는 아파트와 지하 3층~지상 23층 규모의 업무시설 및 오피스텔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한전은 이 부지에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의 수영장 등 주민 체육시설을 공공기여 방식으로 짓기로 했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2023년까지 수색변전소의 지중화(공중선로로 연결된 고압 송전선 등을 지하에 매설하는 작업)를 완료할 계획”이라며 “2026년까지 아파트, 업무시설 등이 부지에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수색역세권 업무시설 확대가 관건

79만2985㎡ 규모에 이르는 수색·증산뉴타운은 1만 가구가 넘는 신축 아파트가 순차적으로 들어설 전망이다. 사업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DMC롯데캐슬더퍼스트’(수색4구역)는 2020년 준공을 앞두고 있다.

수색·증산뉴타운의 개발 원동력은 수색역세권 개발과 더불어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의 배후수요를 꼽을 수 있다. 서울시와 코레일은 31일 ‘수색역 일대 광역거점 발전계획’ 용역을 완료하고 조만간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은평구는 수색·DMC역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수색·증산뉴타운과 DMC 간 연계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은평구 지구단위계획에 따르면 MBC 신사옥과 SBS프리즘타워 사이 ‘성암산로’에서 수색6구역 쪽 ‘은평터널로’까지 한 번에 연결하는 지하차도가 건설된다.수색·증산뉴타운 인근 업무시설 확대 규모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8년 4월 기준 DMC에 입주한 기업체는 499개, 근무하는 직원은 3만9548명에 달한다. DMC 전체 공급용지(33만5665㎡)의 80% 이상이 이미 준공을 마쳤다. 남은 용지 가운데 롯데쇼핑 상업시설(2만684㎡)과 미공급 숙박업무 용지(3만789㎡)를 제외하면 첨단 및 일반 업무 용지는 1만6442㎡에 불과하다. 조만간 발표되는 서울시의 수색역 일대 광역거점 발전계획에서 차량기지 이전부지 등에 업무시설이 얼마나 들어설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부동산 컨설턴트 아기곰(필명)은 “인근 업무지구에 쇼핑센터나 호텔 외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시설이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따라 ‘직주근접’ 효과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