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사회적기업 '멘토'된 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와 손잡은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
매출 늘며 고용도 확대

물류·납품 노하우 전수받은 다온식자재 매출 증가 기대

청년들 카페창업도 지원…품질관리·홍보 등 교육
현대그린푸드가 운영을 지원하고 있는 경북 칠곡의 ‘더3섹터카페’에서 청년기업가들이 매뉴얼을 점검하고 있다.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 제공
경북 경주의 다온식자재(대표 정래혁)는 경주·포항·영천 등 경북 동부지역만을 중심으로 영업해오던 사회적 기업이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문경·영주·예천 등 경북 북부까지 영업망을 넓힐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대표 박홍진)가 자사 배송망을 활용해 다온식자재의 물류를 도와준 덕분이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7억원이었지만 올해 매출 목표치는 15억원으로 높여잡았다.

대기업과 경북 사회적 기업 간 상생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경상북도사회적기업종합상사(이사장 박경구)는 현대그린푸드의 농식품 납품, 온·오프라인 판매 지원, 청년카페창업 및 운영 지원으로 연간 100억원의 매출 신장, 30명의 신규고용을 창출할 전망이라고 30일 밝혔다.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는 사회적 기업의 공동구매와 판로를 지원하는 협동조합이다. 경북에는 217개 사회적 기업이 있고, 이 가운데 105개사가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현대그린푸드와 경북 사회적 기업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4월부터다.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는 사회적 기업 가운데 식품제조와 도시락, 카페 등의 공동구매를 위해 대기업 계열사를 상대로 조달업체 입찰을 했다. 입찰 규모만 연간 10억~20억원에 달했다. 경북사회적기업종합상사는 선정 기준을 가격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뒀다.

대기업 계열사 여러 곳이 참여한 가운데 현대그린푸드는 청년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돕는 아이디어를 제안해 최종 선정됐다. 현대그린푸드는 3~5년 업력의 신규 창업한 사회적 기업들에 대기업 또는 백화점에 납품할 수 있는 수준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주로 창업 초기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품질관리, 매뉴얼, 제품 디자인 및 포장, 홍보·마케팅 등의 분야였다.현대그린푸드는 경북 청년사회적 기업 카페 프랜차이즈인 ‘더3섹터카페’의 창업과 지원도 돕고 있다. 카페 창업 전 교육부터 카페 인테리어, 위생교육, 커피교육, 운영 시스템 및 매뉴얼 제공 등 청년 카페의 경쟁력 강화에 핵심적인 비법들을 제공했다. 청년들이 운영하는 ‘더3섹터카페’는 칠곡을 시작으로 1년 만에 13호 점까지 늘어났다. 이 카페는 현대백화점에 매장을 둔 독일산 달마이어커피도 공동구매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온라인몰인 더H몰과 더현대닷컴에 20여 개 경북 사회적 기업의 기획특별관도 운영해 경북 농산물과 가공품의 판매도 돕고 있다. 주재식 경북사회적기업협의회장은 “대기업이 사회적 기업을 일방적으로 돕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들이 공동구매로 대기업 제품을 구매하면서 대기업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새로운 동반성장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