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설비투자 18년만에 최장감소… 산업생산 석달만에↓

산업생산 -0.7%…제조업 생산·가동률 모두 부진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는 증가…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동반 하락

자동차 수출 부진 여파 등으로 6월 산업생산이 석달 만에 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반도체 관련 투자가 위축되면서 설비투자는 2000년 이후 가장 긴 감소세를 이어갔다.

현재와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하락했지만 통계청은 경기전환 신호로 해석하진 않았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지수는 전월보다 0.7% 감소했다.전산업 생산지수는 3월 0.9% 감소에서 4월(1.4%), 5월(0.2%)엔 증가했다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은 전기·가스업에서 증가했으나 제조업과 광업이 줄어 전월보다 0.6% 감소했다.

3월 -2.1% 이후 가장 저조했다.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전자부품 등에서 증가했으나 자동차 생산, 화학제품 등이 줄어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 감소는 완성차 수출 부진과 이로 인한 자동차 부품 국내외 수요 감소 영향이 컸다.

화학제품에서는 태양광 관련 제품의 중국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생산과 출하가 조정을 받으면서 제조업 재고는 1.1%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5%로 전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자동차는 수출이 잘 안되다 보니 재고가 쌓인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0.2% 증가했다.

건강보험 보장 범위 확대로 병원·의원이 늘면서 보건·사회복지 생산이 2.4% 증가했다.

대출 증가 등으로 금융·보험도 0.9% 늘었다.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6% 증가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2.8%)는 감소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0%), 의복 등 준내구재(1.4%) 판매가 늘었다.

서비스업과 소비 증가는 월드컵 특수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월보다 5.9% 감소,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설비투자 감소 폭은 3월 -7.6% 이래 가장 컸다.

설비투자 4개월 연속 감소는 2000년 9∼12월 이래 처음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8%에 달했다.

반도체 투자 기저효과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전달 보다 더 커졌다.

이는 2013년 2월(-23.1%) 이래 5년 반만에 최대다.

통계청은 2016년 4분기 이후 약 1년 반 동안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어운선 과장은 "반도체 업체 설비 증설이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설비투자가 급격하게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최근 투자 위축은 지난해 다수 경제 전망 기관이 예상했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보다 4.8% 감소했다.

통계청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감소하면서 토목 수주가 악화해 작년 말부터 조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하며 3개월 연속 저조했다.

작년 12월 -0.4포인트 이후 6개월 만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앞으로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1포인트 하락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부터 4월까지 하락하다가 5월 보합을 나타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어운선 과장은 "설비와 건설투자가 부진하면서 전월보다 위축된 모습"이라며 "다만 서비스업 소매판매 증가 전환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전환 여부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 전환점 발생 신호로 보는데 5월엔 보합이었다"며 "6개월 연속 하락하더라도 다른 지수를 함께 보며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정책 추진과 추가경정예산 신속한 집행 등으로 양질 일자리를 창출하고 민생 개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